저는 애주가이며 애연가입니다. 몸에 안 좋은 거 다 하고 앉아있는 그런 길가다 치이는 보통의 사람 중 하나입니다.
작년 연말 이맘때쯤이죠. 담뱃세 인상이 발표되었습니다.
일단 애연가이니 직장 동료들과 담배 연기 한모금 뱉어내며 한탄을 한 적이 있습니다.
"내가 세금을 얼마나 내고 있는데 담배 한 개피도 맘대로 못 피우고 있냐."
그랬더니 흡연을 하는 동료건 흡연을 하지 않는 사람이건 다들 저보고 누가 담배 피우라고 시키더냐며 면박을 주었더랬습니다.
맞는 말이죠.
근데 이게 세율이 변경됨에도 불구하고 야당에서도 아무런 태클없이 그냥 통과되어 올해 1월 1일자로 세금이 올라 결국 담뱃값이 2배 정도 올랐습니다.
제 친구들 중에서도 저 외에는 두세명 정도만 아직 흡연을 하고 있습니다. 그 중 한녀석이 상당히 강한 진보적 성향을 가진 녀석입니다. 가끔 얘기하다보면 저와 충돌이 생길 때도 종종 있습니다. 근데 그녀석은 비흡연자라는 이유로 담배에 붙는 세금을 올리던 말던 상관안한다는 입장이더군요. 매번 정부의 시책에 욕만 하던 녀석이 희한하게도.
사람들이 대부분 그렇습니다. 아무리 정부시책에 비판적인 사람들도 자기와 별 관계없으면 신경쓰지 않죠. 야당도 그런 의미로 마찬가지 행동을 했습니다. 그냥 담뱃세 인상을 묵인하고 통과시킨 겁니다.
과연.... 이게 담배를 피우지 않으니 관계없는 일일까요?
그게 비슷한 시기에 공병보증금 인상이라는 이름으로 대부분의 사람들에게 돌아왔습니다.
물론 아예 술도 안먹는 분들 계신 거 압니다. 하지만 읽어봐 주십시오.
이른바 간접세의 역습이라고 이름 붙이겠습니다.
일단 저와 많은 분들이 쉽게 마시는 소주의 예를 들어보겠습니다.
소주의 출고가가 대략 400원 정도 된답니다. 물론 공병보증금이 출고가(원가)에 포함이 되어있습니다.
대충 400원(세전) 기준으로 계산해봅니다.
1. 주세(주세법)
400원 (주세의 과세표준) * 72% (증류주류 주세율) = 288원
2. 교육세(교육세법)
288원 (주세에 대한 교육세 과세표준) * 30% (세율) =86.4원
3. 부가가치세(부가가치세법)
[400(원가) + 288(주세) + 86.4(교육세)] * 10% (부가세율) = 74.4
총합이 유통비용제외하고 848.8원 이네요.
자... 여기서 소주의 공병 보증금이 60원 올랐습니다. 그럼 어떻게 될까요?
1. 주세(주세법)
460원 (주세의 과세표준) * 72% (증류주류 주세율) = 331.2원 --- 워메 43원 올랐네?
2. 교육세(교육세법)
331.2원 (주세에 대한 교육세 과세표준) * 30% (세율) =99.6원 --- 이건 또 13.2원 올랐네?
3. 부가가치세(부가가치세법)
[460(원가) + 331.2(주세) + 99.6(교육세)] * 10% (부가세율) = 89.1
총합이 유통비용제외하고 원 979.9이네요.
공병 보증금 60원 인상 분 빼고 71원이나 올랐네요?
게다가 이건 가정용 소주, 편의점이나 마트 등에서 판매하는 소주에 대한 가격 인상분입니다.
그럼 71원은 29원을 거슬러주기가 그러니 담배에서 했던 것과 마찬가지로 주류회사의 마진이나 우수리를 고려해서 아마 최소 100원은 오르겠죠? 세금만 71원 올랐는데 꼴랑 29원 마진 올리겠습니까? 주류회사에서는 여태 못 올리던 마진 고려해서 200원이 오르겠죠? 그러면 예전에 술집에서 소주값을 500원 단위로 올렸던 것도 기억하시죠?
그럼 우리나라에서 1년에 소주가 1~2만병 팔리나요? 셀 수도 없을 정도입니다. 저는 찾기 귀찮으니 여러분께서 찾아서 댓글 함 올려봐주세요.
간접세의 역습이 이러합니다.
그나마 기름에 붙는 세금은 정액입니다. 정해진 금액을 받고 있죠. 그래서 국제유가는 떨어져도 세금때문에 하락폭이 적다며 난리를 치죠. 그건 가격의 등락폭이 크니까 차라리 정액으로 받는 것이 장기적으로는 세수에 유리해서라는 생각 드시죠?
근데 술값은 등락이 거의 없죠. 그러면 술은 같은 공산품인데도 불구하고 가격 변동이 거의 없다시피하죠. 오르면 오르지 내리지는 않을테니까요.
근데 술값이 거의 오르지 않으니 공병보증금 인상이라는 식으로 가장 최소에 과세표준액이 되는 원가에 포함시키는 방법으로 세금을 인상하는 겁니다.
직접세는 이의를 제기할 수도 있고 하다못해 행정소송도 가능합니다. 근데 간접세에 반대한다 해서 "나는 그 세액 증가분에 대해 더 낼 수 없다"며 1000원에 파는 물건게 900원만 낼 수 있나요?
제가 좀 잘난 체를 하자면 저는 담뱃세 인상 건에서 그걸 봤습니다.
국민건강 좋지요. 근데 애연가라고 말한 저는 아무 혜택을 본 것이 없습니다. 그냥 비싸진 담배를 사서 피울 뿐이죠.
흡연율도 작년에 비해 별로 나아지지 않았습니다. 청소년 흡연율은 줄었다고 말하지만 그건 경제활동을 하지 않는 용돈을 받아쓰는 아이들 얘기죠. 담뱃값이 올랐으니 너도 용돈을 올려주겠다는 미친 부모는 없지 않겠습니까?
실제의 흡연율이 연초에 쟁여논 담배때문에 잠시 낮아졌다가 다시 그대로 되었다는 기사도 있습니다. 그리고 더 걷은 세수만큼 저같은 애연가에게 더 쓰이지 않았다는 기사도 숱하게 봤습니다.
제 논점은 이겁니다.
간접세의 인상은 서민들 주머니뜯기에 지나지 않습니다.
물건을 살 때 직접 지급해야 하니 조세저항도 없습니다. 불가능하죠. 안 팔거니까.
소주를 예로 든 이유는 가장 보편적으로 접하는 간접세의 폐혜가 소주와 맥주이니까 쓰는 겁니다.
또 하나. 수입주류는 전혀 변동이 없습니다. 왜냐? 우리나라에서 제작되는 술이 아니니까 제조원가에 공병보증금이 포함되지 않는 겁니다. 수입 주류와의 격차만 줄여준 것이죠. 수입사는 아주 신나겠죠?
이게 간접세라는 것입니다. 나랑 상관없다?
마지막으로 설명드립니다. 부가가치세라는 것은 유통과정 전부에서 부과됩니다. 매입과 매출의 신고 물량 또는 금액에 따라 환급 또는 추가 부과가 됩니다. 유통과정 전부에서 +10%가 계속 부과됩니다. 저는 예를 원가에, 또 최소 유통과정의 예를 들었지만 그 중간에 주류 유통상이나 기타 유통업체와 운송업체가 추가됩니다. 그러니 제가 예를 든 비용보다 훨씬 더 드는 거죠.
나는 술 안 먹고 담배 안 피우니 상관없다? 웃기지 마세요. 간접세라는 세금이 당신 뒤통수를 잡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