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에 관심이 많은 제가 최근 정부여당의 한국사국정교과서 추진을 보고는 글자 그대로 어이를 상실했습니다.
동시에 이론적으로 그럴 듯하게 포장만 해오던 그들이 신봉하는 자유민주주의의 정체를 드디어 확신하게 됐습니다.
국가는 처음부터 잘 살 수는 없는 것이고, 인프라도 처음부터 짠하고 나타나는 것이 아니죠.
따라서, 나라의 기틀을 잡아갈 때의 과정으로써 여러가지 과도기적인 조치들이 있는 것인데.
국정교과서라는 것은 바로 그러한 과도기적인 조치들 중 하나입니다.
그럼 우리가 가야하는 궁극적인 방향은 어디일까요?
국정 교과서 >> 검정 교과서 >> 검인정 교과서 >> 인정 교과서 >> 해당교사의 교과서 자유 선택과 집필
(가이드라인의 크기에 따른 또다른 단계분류 가능)
이게 자유주의를 강조하는 민주주의 국가로써... 선진적인 교육체계를 지향하는 대한민국의 바람직한
방향일 것입니다. 여건이 안 잡힌 상태에서의 어쩔 수 없는 여러 체계는 있을 수 있지만 사회주의라는 것을
거의 병적으로 싫어하는 대한민국의 특성으로 볼 때, 역방향의 진행이라는 것은 이념적으로 볼 때나
교육적으로 볼 때 모두 용납하기 힘들어야 하는 것입니다.
그러나. 국정교과서 회귀라는 것이 어떤 의미인지는 안드로메다로 보내 버리고
보수가 국정교과서를 추진하니 보수진영이 결집하고, 진보진영은 그 반대로 집결하는 상황이란 것은 정말
황당하고 어처구니 없는 일입니다.
국정교과서 추진하는 국회의원이 말하는 올바른 역사관이란 누가 정하는 것일까요?
바로... 자유민주주의의 자유의 혜택을 실질적으로 받는 보수 지배층이 정하자는 것입니다.
분명 그들이 추진하고 있는 것은 자유민주주의 인데 국민들의 자유의 범위는 축소하고 있는 것입니다.
자유민주주의를 주장하면서 헌법1조에 어떻게 하면 민주주의 앞에 자유라는 글자를 넣을지 골몰하는
그들이 자유의 방향에 역행하는 모순된 행동을 하는 것입니다.
당장 국정교과서가 편찬되더라도 여태껏 검인정 교과서를 써온 우리나라에서 크게 달라지는게 없을지도
모릅니다. 국가에 원죄가 있는 조상을 가진 지배층들과 근현대사의 오점들이 축소되는 정도의 일들만 있을 것
이고 당장 사는 데에 아무런 지장이 없어 보일지도 모릅니다.
그러나. 지배층의 저 정도의 후안무치한 모순적 행태에 대해서도 모른척한다면, 그것은 힘들어서 나오는
헬조선이라는 푸념이 아니라... 이 나라에 산다는 것이 진짜 헬이 되는 신호가 될 것입니다.
이미 오늘 하루 살아가기 빠쁜 우리는 이미 무감각해졌고, 무심해져가고 있습니다.
나중에 오늘을 되돌아 봤을 때. 우리가 어떤 생각을 하게 될지... 정말 궁금해집니다.
북한 정도만 아니면 되는 자유... 있는 자들에게만 과도하게 부여된 자유...
없는 사람들은 조금만 누릴려고 해도 방종이 되어버리는 자유...
우리가 추구하는 자유민주주의가 과연 그런 자유였나요?
4월 16일 가만히 있으라고 말하는 선원들의 지시에 가만히 있다가 살아나가야 하는 최소한의 자유마저
박탈당한 꽃답고 아름다운 생명들이 또다시 우리의 미래가 되어서는 안되지 않을까요?
자유민주주의를 떠들며 자신들에게 반대하거나 손해가 되면 광신도처럼 이념의 잣대를 들이대는
스스로의 자유민주주의 조차 역행하는 사람들의 가만히 있으라는 말을 조직적으로 듣게 할지도 모르는
국정교과서 추진하는 그들의 의도에 저는 결단코 찬성하기 힘듭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