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민의 고통을 외면하는 정치는 존재의 이유가 없다.=
다음의 글은 촌부의 경험을 통하여, 국가가 얼마나 무능하고 무책임한지를 따져보자는 것이다.
몇 년 전 처음 살인 가습기 사망 뉴스를 보았을 때, 나는 나의 가슴을 쓸어내리면서, 내가 나에게 참 잘했다고 칭찬을 해 주었는데, 요즈음 연일 보도되고 있는 가슴 아픈 가습기 살인 뉴스를 보고 있노라면, 고지식했지만 자연주의를 고집해온 나의 판단이 옳았다는 생각이다.
가능하다면 자연에 순응하며 살자는 자연주의자인 나는 여름이면 모기를 잡는 그 흔한 모기약은 물론 모기향도 잘 피우지 않고, 겨울이면 자연통풍을 시킬 뿐 가습기를 일체 사용하지 않았다.(만일 꼭 모기약을 뿌려야 한다면, 반드시 사람이 없는 상태에서 뿌릴 뿐, 사람이 있는 방안에서는 직접 뿌리지 않는다.)
그런데 나의 평소의 지론인 자연주의가 딸이 초등학교를 다니면서, 흔들린 적이 있었는데, 2000년대 중반 감기로 골골하는 딸을 데리고 병원에 갔다가, 의사가 딸의 건강을 위해서 가습기를 권하기에, 망설이다가 가습기를 구입한 것이 그것이다.
가습기를 구한 뒤 마트에 가면 살균제가 있으니, 그걸 희석하여 사용하라는 권유를 받고, 마트에 가서 가습기 살균제를 몇 번을 들었다 놓기를 반복하다, 아무리 과학적으로 안전하다고 하여도, 밀폐된 방안에서 장기간 사용할 경우, 말이 그렇지 농약이나 다름이 없는 화학제품인 살균제가 결코 인체에 좋을 리가 없다는 내 지론을 믿고, 가습기 살균제를 구입하지 않았는데, 그게 그렇게 다행스러울 수가 없는 요즈음이다.
홀아비가 딸 하나를 키우면서, 먹이고 입히는 것은 부실했지만, 반면 내가 가장 잘 해줄 수 있는 안전한 등하교와 건강만큼은 각별하게 챙긴 입장이라, 그때 괜스레 아비의 고집으로, 딸이 고생하는 것만 같아서, 미안한 마음이었는데, 수많은 사람들을 죽이고, 평생 치유할 수 없는 환자로 만들어버린 살인 살균제로 밝혀진 지금, 나는 나에게 감사하면서, 가슴을 쓸어내리고 있다.
그때 내가 의사가 권한대로, 가습기 살균제를 사용하지 않은 것은, 자연주의 생활에서 내 나름대로 믿는 자연의 이치가 이유였다.
적정한 습도 즉 가습기가 필요하다는 것은, 어떤 이유에서든 폐가 건강하지 못한 때문이고, 특히 감기를 비롯한 호흡기 질환을 유발하는 균들을 죽이는 살균제라면, 반드시 폐에 직간접으로 영향을 줄 것이고, 그리되면 결코 사람에게 좋을 리가 없는 것이라, 나는 의사가 권한 가습기 살균제를 사용하지 않았다.
이처럼 우리 같은 촌부들도 예측하여 아는 상식적인 일들을, 왜 국가에서 사전 철저한 검증도 없이 승인하여 주었는지........그리고 수많은 국민들이 죽어갈 때까지 국가가 모르고 있었다는 것을, 어떻게 생각해야 하나?
더욱 기가 막히는 것은, 국가가 사전 예방에 실패하였으면, 사후에라도 규명과 피해구제에 적극적으로 나섰어야 했음에도, 지금껏 강 건너 불구경을 하듯 하고 있는 걸 보면 한심하기만 하다.
수많은 우리 국민들이 죽어간 가습기 살인 살균제 피해규명과 피해구제를 언제까지 피해자들에게만 맡겨둘 것인가.
박대통령이 탁자를 치면서 분노하고 호통을 쳐야할 일이 이것이고, 여야 국회가 진즉에 발 벗고 나서서 진상을 조사하고 청문회도 하고, 국정조사도 하고, 특검도 해야 하는 일이 이것인데........
새누리당이나 더민당은 애당초 그런 부류들이니 그렇다 해도, 잘하라고 믿고 지지해준 국민의당 안철수가 하고 있는 꼬락서니를 보면, 고작 하는 소리가 정치판에서 닳고 닳은 구렁이 박지원을 내세워서, 대통령과 국회의장 자리나 딜하겠다고 하고 있으니.......캐스팅보트는 그런 흥정에 쓰는 것이 아닌데.....그러라고 안철수 국민의당을 지지하여 준 것이 아닌데.......새나, 더나, 국이나, 3당이 한통속으로 다를 게 없다.
저 썩을 대로 썩어버린 국회를 해산하고, 국회의원들을 모조리 정치판에서 퇴출시켜버릴 수만 있다면, 전두환의 정치활동 금지법은 물론 민란이든 혁명이든 나는 찬성이다.
국민을 보호하지 못하고 국민의 고통을 외면하는 정치는 존재의 이유가 없기에 하는 말이다.
통합과 화합의 강 섬진강에서
2016년 5월 8일 박혜범 씀
사진설명 : 며칠 전 비바람에 쓰러진 다랑논의 작물들이, 스스로 다시 일어서고 있는 모습들이 경이롭기만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