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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안희정과 이재명]□♨ 2017-06-04 17:50: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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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회:108 추천:67

노혜경 페북 글

나는 소위 더민주 빅3 중에선 문재인 후보보다 이 두 사람을 더 선호한다. 막상막하였다가, '선의' 파동때 사과하면 지지하겠다고 페북에서 말한 것을 약속으로 지키기 위해 안희정 지지를 할 참이지만, 이재명에 대해서도 매우 긍정적으로 본다. 이 두 사람이 좀더 치열하게 2위경쟁을 해서 결선투표로 가게 되기를 바란다.(내 관점에서 지지한다는 것은 좀더 적극적으로 표도 모으고 후원자도 모으고 홍보도 하고 하는 것을 말함이니, 그냥 좋아하는 것과는 달라서 계속 "지지하기로, 지지를 할 참" 하는 식으로 어정쩡 화법을 쓰게 되네요. 지지자로 제대로 나서면 앞으로는 안희정만 얘기해야 하는 것 아닐까, 싶기도 하고^^;;;)

 

이번 대선이 박근혜 탄핵으로 말미암아 펼쳐진 마당이란 것은 비극이지만, 황교안을 제외하고는 여론조사에 등장하는 후보들이 유승민을 포함하여 모든 이가  긍정적인 후보들이라는 점에서 마음이 편하다.

그러나 저 두 후보를 특별히 더 높이 사는 것은 그들이 자치단체를 지휘하면서 보여준 성과 때문이다. 어떤 식으로 일할지 방법이 예측된다는 것은 엄청난 장점이다.

 

안희정과 이재명은 성과라고 하는 측면에서 매우 대조적인 측면이 있다. 구체적인 내용의 차이는 더 파고들어가야 하겠으나, 이재명의 경우 특히 복지분야에서 괄목할 만한 성과를 내었다. 시의회의 비협조를 돌파하는 방법또한 특이하달까 탁월한 데가 있다. 예컨대 노인정을 찾아가 한나라당의 비협조를 "일러바쳐?" 그분들로하여금 의회를 압박하게 만든다든가 했던 일들이다. 장애인들과 싸운 일은 오점으로 알려져 있지만, 그 일도 이시장의 해명에 상당 수준 동의가 된다. 할 수 있는 한 충분히 도왔고 한계를 넘어서는 것에 대해 받아들이지 않았다는. 한 마디로 이재명 시장은 돌파형이다.

안희정은 이재명과 거의 극과 극이라 할 정도로 다르다.  비협조적인 도의회와 더불어 일하는 방법을 찾아내고자 끈질기게 토론하고 또 토론하고 설득하는 방법을 택했다. 정책을 결정하고 실천하는 방법 또한 비슷하다. 다른 말로 '협치'다. 안희정의 장점이자 단점은, 그가 농촌지역을 넓게 포함하는 지역의 도지사라는 점이다. 도시가 훨씬 많은 수도권의 성남시와는 다르다. 장점이라는 것은, 안희정이 국가의 생존문제를 기존의 방식과 다르게 바라볼 수 있는 자리에 가 있다는 점이다. 모두가 4차 산업혁명을 말하고, 아마 안희정도 유행에 따라 그렇게 말할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과문한 나는 아직 소위 3차 산업혁명도 제대로 완수되지 못했고, 또 모든 산업혁명이 도시를 기반으로 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자원을 착취하고 점점 고도화하는 기술에 의존하는 것이 과연 인류의 생존을 보장할 수 있을까에 언제나 일말의 의구심이 있다. 단점이라는 것은 그가 유권자의 다수를 차지하는 도시인들과 미래를 바라보는 방향이 같지 않다는 것이다. 농민인구는 이미 나라 전체로 볼 때 대세를 좌우하는 수는 아니다. 그러나 그가 농촌지역의 도지사였기 때문인지는 모르지만, 에너지 고갈과 생태계 파괴라는 전지구적 전인류적 위기가 눈앞에 있는 지금, 생태 에너지 문제에 끈질기게 천착하는 안희정의 정책과 그 실천방법은 그가 "미래"라는 안철수의 혜안에 동감하게 한다.

 

재미나게도, 이재명이 잘한 것은 눈에 확 들어오고 안희정이 잘 한 것은 설명이 잔뜩 필요하다., 지지자를 열혈당으로 만드는 재주와 지지자마저도 설명충으로 만드는 재주? 이재명은 이미 있는 것들을 잘 사용하는 능력이 있고 안희정은 없는 것을 만들어쓰는 능력이 있다?

 

나는 여성이고, 노무현 딱지가 인생에 도움은커녕 손해만 입는 사람이며, 경제적으론 당장의 애로는 없지만 노후는 여전히 불안한 사람이다. 나의 유일한 장점은 시인이라는 건데, 다르게 말하면 다가오는 시대와 공동체의 운명에 대한 불길한 예감을 몸으로 잘 느끼는 사람이란 뜻이다. 이또한 인간으로서는 단점이다. 하지만 시인으로서 내가 공동체의 미래에 대해 느끼는 불안을, 안희정만큼 공유하는 후보는 아직 안희정밖에 없다.

 

5년짜리 대통령직은 긴 전망을 못하게 한다. 자신이 흡사 20년짜리 대통령이라도 되듯--엄밀히 말하면 자기 뒷사람들의 선의를 믿은 거지만-- 대한민국의 미래를 설계하고자 했던 노무현이 예외적인 존재였을 뿐. 

하지만 지금 노무현이 그려놓은 지도를 보고 길을 찾는 사람들은 정치인들만이 아니라 공무원들 중에도 많다.
나는 안희정의 긴 호흡, 보다 멀리 생각하는 습관을 지지한다. 당장의 적과 싸우는 일보다 미래의 협력자를 구하는 태도도 지지한다.

 

그래서, 매력적인 이재명보다 답답한 안희정을 지지하기로 한다.

 

하지만 어떤 후보가 되어도 마음 초조할 일 없다는 것은 정말 좋다.
2007년에도, 앞을 내다볼 줄 모르고 정동영 싫어! 만 외치던 사람들에게 갖은 욕을 들어가며 정동영에게 한표 달라고 거의 구걸할 때 내 심정은, "지는 줄 안다, 하지만 제발 어금버금하게 지자"는 것이었다. 그래야 야당의 목소리가 산다. 그 뒤에 전개된 일들을 보면서도, 정동영 안 찍었던 거 잘못했다고 나에게 말한 사람은 열명도 안된다.
2012년에도 나는 이번 싸움이 대단히 힘들 것이라고 생각했다. 1% 싸움일 가능성이 있다고. 상대후보가 박근혜이므로 보수는 목숨걸고 덤빌 것이다. 초조해서 노무현때보다 더 열심히 선거운동 했다. 노무현때는 선거전날 발을 뻗고 잤지만 그때는 잠들 수가 없었다.

이번에야말로, 이 좋은 후보들을 두고 서로 니 후보가 잘나 내 후보가 잘나 하고 싸우다가 동반자살만 안 한다면, 그 어느때보다 풍부한 인재풀까지 생기는 셈이다.

 

이렇게 쓰고 보니 양손에 떡이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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