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노 거리두는 장자 문재인, 친노 끌어안는 적자 안희정
약점 보완하는 전략적 선택
야권의 유력 대권주자인 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안희정 충남지사는 친노(친노무현) 인사다. 야권 정신적 지주의 한 축인 고 노무현 전 대통령과 함께 정치에 입문했고 그와 함께 성장한 정치인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현미경을 들이대면 미묘한 차이가 있다. 외부인이야 그 사람이 그 사람이라고 느끼지만 야권 내부인들은 그 차이를 감지한다. 지금 분위기라면 두 사람은 내년 대선에서 야권 내 경쟁자가 된다. 미묘한 차이가 대선 경쟁을 거치면서 결코 미묘하지 않게 색깔이 짙어질 수 있다.
◆ 친도 대중성 큰 文-친노 밀도 짙은 安
문 전 대표와 안 지사는 노 전 대통령과는 오랜 기간 정치적으로 동고동락해왔다. 문 전 대표는 인권변호사였던 1988년 부산지역 노동문제를 다루는 & #39;노동문제연구소& #39;를 노 전 대통령과 함께 세우면서 인연을 맺었다. 이후 정치적으로 인연이 없던 두 사람은 2002년 대선 당시 다시 인연을 이어갔다. 노 전 대통령이 당내 경선에서 통과한 뒤 부산 선거대책위원회 선대위원장을 문 전 대표에게 맡긴 것이다. 이후 문 전 대표는 노무현정부에서 민정수석, 시민사회수석, 대통령 비서실장 등 요직을 거치면서 & #39;노무현의 사람& #39;으로 거듭난다. 이후 문 전 대표는 2012년 대선을 앞두고 친노 인사들로 이뤄진 정치그룹인 & #39;혁신과 통합& #39;(이하 혁통)의 얼굴로 떠올랐고, 혁통의 민주통합당 합류로 야권 대선주자로 나서면서 & #39;친노 장자(長子, 맏아들)& #39;가 됐다.
안 전 지사는 1994년 노무현 전 대통령의 싱크탱크였던 지방자치실무연구소 사무국장을 맡으면서 노 전 대통령과 인연을 맺는다. 지방자치실무연구소는 2002년 대선국면에서 비공식 캠프인 & #39;금강팀& #39;으로 불리며 경성과정에서부터 노 전 대통령을 당선시키는 데 핵심적인 역할을 했다.
안 지사는 금강팀의 막내이자 노무현 캠프의 정무팀장으로 활동했다. 그러나 정작 대선 이후에는 불법 대선정치자금 수수(나라종금 사건)에 휘말려 옥살이를 하면서 중앙정치무대에 얼굴을 내밀지 못했다.
노 전 대통령은 안 전 지사에 대해 "힘들어서 정치를 그만두려 할 때마다 용기를 주는 한편 그만두지 못하게 한 사람, 대통령을 만들어준 사람 중 가장 중요한 사람"이라며 "지도자로서의 덕목을 갖추고 있다"며 안 전 지사를 치켜세우기도 했다. 2008년 안 전 지사의 출판기념회에 보낸 영상 메세지에서다. 이런 배경 때문에 안 지사는 노 전 대통령의 정신은 이어받은 & #39;친노의 적자(嫡子, 정실부인의 아들)& #39;로 통한다.
야권 관계자는 "친노로서 얻은 & #39;대중성& #39; 측면에서 문 전 대표가 앞서는 반면, 친노로서 겪었던 경험의 & #39;밀도& #39; 측면에서는 안 지사가 앞선다"고 평가했다.
◆ 외연 필요한 文-인지도 절실한 安
이런 두 사람이 요즘 친노를 대하는 태도의 결이 달라 보인다. 안 지사는 친노 끌어앉기에, 문 전 대표는 친노와 거리두기에 치우친 듯하다.
단적으로 친노 핵심 인사인 이해찬 의원의 복당을 대하는 태도가 달랐다. 문 전 대표의 측근으로 꼽히는 한 의원은 "이해찬 의원의 복당은 추미애 당 대표가 추진하는 통합차원에서 진행된 것"이라며 "특정 부분을 부각해 해석하는 것은 맞지 않다"고 지적했다. 반면 안희정 측 인사는 "경륜이 많은 당의 큰 어른이 복귀했다는 것은 당연히 환영할 만한 일"이라며 "들어왔다는 사실 자체만으로도 당의 대선준비에 상당히 긍정적인 요소가 된다는 것은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라고 했다. 게다가 안 지사는 최근 들어 & #39;장자론& #39;을 내세우며 친노에 적극 호소하고 있다. 그는 "김대중·노무현의 장자"가 되겠다는 포부와 함께 김대중·노무현의 시대를 넘어서 "민주당의 장자"가 되겠다고 공언했다.
노 전 대통령과 함께한 두 사람이 & #39;친노& #39;에 대해 미묘한 차이를 보이는 데 대해 부족한 부분을 보완하기 위한 & #39;전략적 선택& #39;이란 해석이 나온다. 당내 유력 대선주자인 문 전 대표의 경우 친노의 지지는 강하지만 이를 뛰어넘어 외연을 확장해야 하는 과제가 있다. 김종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15% 정도의 확고한 지지 기반은 있지만, 그것만 갖고 대통령이 될 수 있겠는가"라고 지적했다. 신율 명지대 교수는 "친노·친문의 굳건한 지지세가 있다는 확신이 있다면 이제는 외연 확대에 치중해야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안 지사는 & #39;낮은 인지도& #39;를 높여야 하는 과제가 있다. 이를 위해 친노의 표심이란 기본 실력을 갖춰야 한다는 분석이다. 김용철 부산대 교수는 "안 지사가 당내에서 문 전 대표의 대안으로 떠오르기 위해서는 대선주자로 경쟁력을 가져야 하고 이를 위해서는 인지도를 높이는 것이 최우선 과제"라며 "그런 측면에서 친노로서의 경험 등 정치적 자산을 이용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라고 지적했다. 야권 관계자는 "당내 정통 지지층의 마음을 얻는 것도 인지도를 높이는 주요한 방법"이라며 "안 전 지사의 경우 친노뿐만 아니라 & #39;민주당& #39;의 장자로 범위를 넓히고 있는 것도 이런 맥락에서 봐야 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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