쪽지예산 대부분은 여야 실세 의원 지역구 사업 예산이었다. 규모가 가장 큰 항목은 한국해양보증보험(해운보증기구) 정부 출자액으로 정부 원안에 있던 200억원에 200억원이 추가됐다. 부산지역 사업으로 김정훈 새누리당 정책위의장 등이 예산 확보에 힘을 쏟은 것으로 알려졌다. 새누리당 소속 김재경 예결특위 위원장의 지역구인 진주 경상대 국제문화관 건립 사업은 당초 13억1,000만원으로 책정된 예산이 63억1,000만원으로 5배 가까이 늘었다.
도로건설 등을 포함한 사회간접자본(SOC) 예산도 상당수 포함됐다. 광주-강진간 고속도로 사업비의 경우 100억원에서 172억원으로 증액됐다. 기금 사업 중에는 유독 파출소 신축이 많았는데, 정부안에 없던 경기 안산 와동파출소(21억4,800만원) 평택 서탄ㆍ진위파출소(7억6,700만원) 신축 예산이 새로 들어갔다.
국회 관계자 등에 따르면 정부원안에 없던 사업 예산은 대부분 ‘쪽지’를 통해 성사됐다. 새누리당 한 중진 의원은 “지난달 30일 국회 예산심의 법정시한이 지나자 마자 의원들이 쪽지예산을 밀어 넣으려고 득달같이 달려드는 통에 기재부 예산실 공무원 몸값이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치솟았다”고 말했다.
이로써 쪽지 예산을 근절하자는 여야의 신사협정도 무산되고 말았다. 앞서 여야는 2012년 19대 국회를 개원하면서 “상임위ㆍ예결특위 심의과정에서 증액 의견이 없었던 예산을 막판 예결특위 예산안조정 소소위 심의 과정에서 증액하지 못한다”고 선언하고 이른바 ‘짬짜미’ ‘깜깜이’ 예산심의 대명사와 같았던 쪽지예산을 근절시키자는 신사협정을 맺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