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가을에는 작년에 비해 비가 많이 왔다는 것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날씨 또한 따뜻했다, 추웠다를 반복하는 불규칙적인 패턴을 보였다. 작년과 확연히 다른 이러한 날씨 패턴의 원인은 엘니뇨의 영향 때문이다. 올해는 18년 만에 최악의 슈퍼엘니뇨가 찾아온 탓에 이런 기후 변화가 더 뚜렷하게 나타난 것이다.
엘니뇨는 스페인어로 ‘아기예수’라는 뜻인데, 적도 부근 태평양 해수면의 온도가 높아지는 현상을 말한다. 그 중에서도 슈퍼 엘니뇨는 해수면 온도가 2도 이상 상승하고 1년 이상 지속되는 강력한 엘니뇨현상이다. 우리나라의 가을, 겨울철 눈 비 현상의 원인은 중국, 러시아 쪽에서 내려오는 찬 공기와 태평양 쪽에서 올라오는 따뜻한 공기의 세력 싸움이라고 볼 수 있다. 찬 공기의 세력이 강하면 눈이 오고 따뜻한 세력이 약하면 비가 오는 것인데, 엘니뇨 때문에 예년보다 따뜻해진 태평양 공기가 찬 공기의 세력보다 세서 강수량이 늘어난 것이다.
강수량이 증가하게 되면 일조량은 자연스레 줄게 된다. 일조량이 줄어들면 뇌에서 정서를 관장하는 신경 전달 물질인 세로토닌이 적게 분비되면서 우울한 감정을 느끼기 쉬워진다. 이것은 자칫하면 우울증으로 이어질 수 있다. 계절이 바뀌면서 줄어든 일조량 때문에 생기는 우울증을 계절성 우울증(Seasonal affective disorder)이라고 한다. 불안하고 초조한 기분이 2주 이상 지속되면 계절성 우울증을 의심해 보아야 한다. 우울증의 11% 정도가 계절성 패턴을 보이는데, 이것은 일조량이 얼마나 중요한지 보여주는 수치이다.
기상청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올 11월의 강수일수는 작년 11월보다 7.8일이 많았다고 한다.
이 말은 곧 일조량이 작년보다 줄어든 것이라고 볼 수 있다. 작년에 비해 확연하게 줄어든 일조량 때문에 올해 계절성 우울증 환자의 비율은 작년보다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러한 계절성 우울증을 예방하고 극복하기 위해서는 건강한 생활 패턴이 중요하다. 춥다고 방 안에서 움츠려 들수록 햇볕을 쬐는 양이 줄어들어 악순환을 반복하게 될 것이다. 신선한 식재료로 구성된 식사를 하고 규칙적인 운동을 하며 활동적으로 행동하는 것이 좋다. 또, 햇볕을 최대한 많이 쬐는 것, 특히 아침 햇살을 많이 쬐는 것이 좋다.
올해는 유독 심해진 엘니뇨로 인하여 날씨가 예년같지 않았다. 올 가을, 겨울에 유독 우울감이 많이 느껴졌다면 그것은 본인의 정신적 문제가 아닌 흐린 날씨 때문일 수 있다. 이러한 기후적 특성을 이해하고 숙지한 후, 규칙적이고 건강한 생활 패턴을 유지한다면 날씨에 구애받지 않는 건강한 정신을 가질 수 있게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