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적으로 좌파이고 진보이지만 국정교과서에 찬성한다. 그 이유는 대한민국이 민주주의 공화국이기 때문에 그러하며, 역사도 마찬가지이다. 민주주의의 근간은 모든 국민이 투표로 나라의 방향과 정책을 결정한다는 점이고, 물론 투표의 결과는 '다수결의 원칙'에 따라 처리된다. 곧, 이 대한민국의 출발과 역사에서 항상 주류로 군림해왔고(특정 종교까지는 들먹이고 싶지 않다) 미래에도 그럴것인 보수 새누리당과 그 지지 국민들은 대다수이며 그들이 원하는 그들의 역사가 필요한 것이다.
과거는 지나가버린 시간이기에 하나이고 미래는 우리의 결정에 따라 변하기에 경우의 수가 여럿이라 생각하지만, E.H. Carr는 '역사란 무엇인가'에서 '과거는 여러 개지만 미래는 하나다'고 말한바 있다. 과거는 어차피 해석의 관점에 따라 달라진다는 뜻이다. 범죄도 피해자의 입장과 가해자의 입장에서 해석의 입장을 달리하면 얼마든지 결정의 중심축을 좌우로 흔들 수 있다.
과연 좌파와 진보의 입장에서 철저히 해석한 역사 교과서로 공부한다면 이 나라의 미래가 바뀔까? 국정교과서에 반대하는 입장에서 부수적으로 던져보아야 할 질문이다. 이미 언급했듯이 해석의 방향은 차치하고 역사는 언제나 그렇듯 강자의 몫이며, 이 나라의 시작과 역사에 강대국이 개입돼 있었고 그 추종 세력과 특정 지지세력이 항상 권력의 중심에 있어왔다. 더 쉽게 이야기해서, 일제강점기의 독립운동가들이 나라의 영웅이라고 아무리 교과서에서 떠들어봐야 현실에서 친일파들이 처벌은 물론, 사회의 지도층으로서 음지는 커녕 자랑스럽게 존경받으며 해방이후 살아오지 않았는가 말이다.
얼마전 개봉했던 독립군 영화 '암살'에 1200만의 국민이 열광했고, 그 주연 여배우 전지현이 '2015 대한민국 대중문화 예술상'에서 훈장과 더불어 대통령 표창을 받았다. 그 상을 대통령이 주었다고 생각한다면 오산이다. 그 상은 대한민국 최고 여배우들 중 하나로 대접받는 그녀에게 1200만의 국민이 준 상이다. 전지현은 한 인터뷰에서, '캐릭터가 탐나 독립군 여성 역할을 하긴 했지만 독립이나 민족심에는 관심이 없어서 극중 독립군 여성 안옥윤에 공감하기 힘들었다'고 밝힌 바 있다.
그들이 그들만의 역사를 원한다면 주면 된다. 국민의 대다수가 원하는데 민주주의에서 그렇게 하면 되지 않겠느냔 말이다. 이 나라에서 역사는 항상 돈과 권력의 뒤에 있어왔으며, 바로잡기엔 이 한국사회는 이미 너무 많은 길을 지나쳐 버렸다.. 또한 국정교과서로 교육한다해도 진보의 역사는 살아남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