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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천영우 전 외교안보수석"북한 사과, 제대로 못 받았다◇〓▦ 2017-03-24 05:23: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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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을 다루는 방법

http://joongang.joins.com/article/026/18523026.html?ctg=2012&cloc=joongang|home|infographic2

 

[직격인터뷰]천영우 전 외교안보수석 "북한 사과, 제대로 못 받았다"

 

??????"(북한이 한 것은) 사과가 아니다. ‘유감’을 우리가 ‘사과’로 억지로 해석하려고 해도 뭐에 대해서 유감을 표시하는지가 분명해야 한다."

천영우(63) 전 청와대 외교안보수석의 말이다. 천 전 수석은 이명박 정부에서 대통령비서실 외교안보수석과 외교부 차관을 지낸 외교안보 전문가다. 2006년부터 2년간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초대)을 맡았고, 2006년 2월 열린 북핵 6자회담에서는 수석대표를 맡았다. 지금은 한반도미래포럼 이사장, 아산정책연구원 고문으로 있다.

천 전 수석은 25일 오후 5시 김진 논설위원이 진행한 중앙일보 직격인터뷰에 출연해 금일 발표된 남북합의문에 대해 "북한이 책임을 인정하지 않았다"며 비판을 이어갔다.

다음은 천 전 수석과 김진 논설위원의 주요 문답.

-오늘 새벽에 발표된 ‘남북 합의문’, 어떻게 생각하나.
"보는 사람에 따라 다르겠지만 내 기대에는 조금 모자라는 것 같다. 북한이 자신의 책임을 전혀 인정하지 않은 상태에서 대북 확성기 방송을 중단해준 것은 균형이 맞지 않는다. 북한은 책임인정도 하지 않고 한 것이 아무것도 없다. 유감을 표시한 것은, 자신들과 관련 없지만 사람이 다친 것에 대해 유감을 표시한 것이다. 유감이란 말로 덮으려고 하지만 잘못을 인정하면서 유감 표시한 것 아니다. 사과도 아니고 자기들 책임 인정도 하지 않은 것을 받고 큰마음 먹고 시작한 대북 확성기 방송을 중단한 것은 이해가 안 된다. 그런 것 감안해서 우리에게 불리한 협상 내용이니까 그나마 체면치레로 이산가족 상봉을 받은 것이 아닌가. 그동안 했던 것에 비해 미흡하다."

-북측이 남측에서 (목함)지뢰가 폭발한 것에 대해서 유감을 표시했다고 한다. 그런데 왜 폭발했는지, 어떤 세력이 와서 일부러 그런 것인지, 단순 사고로 폭발인지 주체가 있나. 북측이 유감을 표현한 것을 두고 한국에서는 국제외교사회에 비추어 보면 사과를 한 것으로 볼 수 있다고 주장한다. 그럴 수 있는 건가.
"그럴 근거가 전혀 없다. 천안함 폭침 때 제의한 방식과 똑같다. 그때도 자신들은 폭침과 전혀 관계없지만 무고한 군인이 침몰해서 사망한 데 대해서 유감을 표현했다. 이건 말장난에 불과하다. 책임을 가지고 말해야 한다. 당신들에게 면죄부를 줄 수 없다. 천안함 이후에도 남북한이 여러 차례 시비가 있었지만 책임 인정을 하지 않는 전제하에 유감을 표시한다는 방법을 똑같이 사용했다."

-이명박 정부 때는 박근혜 정부와 다르게 받아들이지 않았다는 것인가.
"'유감'을 '사과'로 억지로 해석하려고 하더라도 뭐에 대해서 유감을 표시하는지가 분명해야 한다. 무고한 장병이 목숨을 잃었다는 것에 유감이란 표현은 얼버무리고 넘어가겠다는 수작이기 때문에 천안함 북침 당시에는 면죄부를 줄 수 없었다. 이번에는 지뢰도발에 대해 책임 인정도 안 하고 사과도 안 했는데 면죄부를 준 것은 문제다."

-박근혜대통령이 수석비서관회의에서 국민을 상대로 '사과와 재발방지가 없으면 확성기방송을 중단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런데 이번에 합의내용 중에 사과와 재발방지로 해석할 수 있는 부분이 있나.
"없는 것 같다. ‘재발방지’는 중요하지 않다고 생각한다. 북한의 약속은 신뢰성이 없기 때문에 재발 유무를 논의하는 것에 큰 가치를 부여할 이유가 없다. 중요한 것은 이번 폭발에 대해 ‘본인들이 책임을 인정하느냐 안하느냐’다. 책임만 인정하면, 유감을 표시하는 것과 사과하는 것은 부차적인 문제다. 자신들이 책임이 없는 문제에서 유감을 표시한다는 것은 말장난에 불과한 것이다."

-남북 합의문 제6항(남과 북은 다양한 분야에서 민간교류를 활성화하기로 했다)도 논란이 많다. 민간인교류를 활성화하겠다는 것인데. 천 전 수석께서 외교안보수석을 역임할 당시 524조치 조항 중에서 두 개 정도가 이번 민간인 대북교류와 관련이 있었다. 524조치는 '남한민간인들의 방북과 접촉을 불허한다. 지원하더라도 인도적 지원을 제외하고는 지원하지 않는다'는 것이 핵심. 그런데 민간인 교류를 활성화하겠다는 것은 북한 입장에서 524조치를 부분적으로 해제하겠다는 의미로 받아들일 수 있는 것이 아닌가.
"틀림없이 524조치의 부분적 해제이다. 민간인 교류를 금지한 것 자체는 524조치가 핵심내용은 유지가 되어야 하지만 민간인교류를 금지한 부분은 풀어도 큰 상관없다고 본다. 그런데 문제는 민간인교류를 풀고 마는 것은 미래의 약속이다. 오히려 북한도 거기에 큰 수혜자가 된다. 그러므로 우리가 뭘 받아냈다 혹은 줬다고 하기 어렵다. 미래의 불확실하고 가역적인 과정이나 절차에 대해서 합의한 것이다. (그것을 담보로) 현재 진행되고 있는 대북심리전을 포기한 것이다. 미래의 불확실성과 미래의 과정절차 미래의 일을 현재 북한을 변화시키는데 가장 중요한 대북확성기를 중단과 맞바꾼 것이다."

-북한입장에서는 이번 합의문이 손해가 없는 것 같아 보인다.
"북한이 지뢰도발에 대해서 유일하게 내 놓은 것은 ‘하기 싫은 이산가족 상봉’에 합의한 것과 지뢰 도발 면죄부 받은 것이다. 그리고 자기들 급소를 찌르는 확성기 방송이 중단됐다. 북한이 확성기방송에 부여하는 가치는 체제의 생존과 관련된 것이다. 우리한테는 이산가족상봉이 중요하긴 하지만 북한에 비교해선 얻은 게 없다. 협상 자체만 보면 북한이 얻은 게 많다."

-사실상 48시간 데드라인이 다가와도 북한은 남한의 강력한 대응으로 인해서 남한을 공격하기 굉장히 어려운 상황이었다. 현재 분위기는 북한을 길들이기 위해서 우리가 시간을 끌고 퇴짜를 놓는 등 기를 꺾을 수 있는 절호의 기회를 놓쳤다는 것인데, 이 점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나.
"그렇게 까지 볼 건 없고. 북한이 제의하면 하루쯤 있다가 시간을 좀 더 두고 대화를 해나가는 건 괜찮다고 본다. 우리가 제의를 걷어찰 필요는 없고 이야기를 들어봐야 한다. 그래도 도저히 책임 인정 못 하겠다고 나오면 우리가 자리를 박차고 나와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러면 하루 이틀 지나서 북한이 다시 협상하자고 다가올 거다. 그 때 이야기하면 우리에게 더 유리한 방향으로 이끌어 갈 수 있다."

-한국 대북정책의 목표가 북한의 도발을 막고 평화 유지에 그쳐서는 안 되고 북한을 변화시켜야 된다고 생각한다. 김정은에게 충격과 공포를 주어서 태도가 바뀌도록 해야 하는데, 박근혜 정부는 현재 김정은 정권에 대해서 비현실적인 기대를 하고 있는 것 아닌가.
"지금 (박근혜 정권의) 대북정책이 뭔지 잘 모르지만 중요한 것은 있는 그대로 북한을 상대할 전략이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북한을 개과천선 시켜서 상대하겠다고 하는 것은 통일하기 전에는 어렵다. 북한 입장에서는 가장 큰 위협이 민주적이고 자유로운 강성한 대한민국 자체다. 북한이 그런 대한민국 신뢰할 수 없다. 대한민국을 말살해야 북한이 살아날 수 있다. 그래서 북한은 핵을 만들고 국력을 집중하고 있다. 우리 역시 북한을 신뢰하는 건 불가능하다. 북한을 개조하는 건 어렵고 초현실적인 발상이다. 당장 북한의 위협을 어떻게 막아낼 것인지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다. 아무리 불신이 깊어도 공동의 이익이 있으면 대화가 가능하다. 냉전 때 미소 간의 협력이 있을 수 있던 것과 같다. 맘대로 개조할 수 없는 북한을 어떻게 상대할 것인지에 대한 대안(전략)이 있어야 한다."

-북한문제의 근본적인 해결을 위해서는 남한사회가 다소의 긴장을 감수해서라도 원칙 있는 대북 압박정책을 해야 하는 것 아닌가.
"그렇다. 이번 사태는 북한이 핵무기만 믿고 협박에 의존하는 벼랑 끝 전술에 한계를 드러낸 것이다. 이번에 우리가 협상에서 얻은 것이 많이 없다고 하더라도 전체 과정에서 얻은 것은 ‘북한이 지금까지 핵무기 하나만 믿는 허장성세 전략이 48시간이라는 최후통첩의 (시간을) 보내면서 파탄을 맞게 된 것’이다. 우리가 거기에 맞설 의지를 보이면서 북한은 임자를 만난 셈이다. 그런 면에서 우리가 강하게 대응한 것은 잘한 행동이다. 또 한 가지는 북한이 이번에 자신들의 급소가 어딘지, 체제의 가장 치명적인 급소가 어디인지 만천하에 노출한 것이다. 이미 알고 있었지만 재확인했다. 이점은 (협상의) 전체과정을 통해서 우리가 얻고 북한이 잃은 부분이라고 생각한다."

정리 정혁준 기자ㆍ 홍준영 인턴기자 jeong.hyukjun@joongang.co.kr
촬영 김세희ㆍ김상호ㆍ이정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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