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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광복절 특사, 대통령 사면권의 취지에 따라 집행돼야 할 것.118반가워요743 2016-11-16 02:52: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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죄에는 그에 따른 처벌이 필요하다. 사회정의를 바로 세우고, 법치주의를 구현하기 위해서다. 하지만 때때로 법에 근거한 처벌은 법의 획일성 때문에 문제를 불러오곤 한다. 오늘 당장 굶어죽을 것이 걱정돼 단돈 10만원을 훔친 사람과 유흥비가 부족해 10만원의 돈을 훔친 사람에 대한 처벌이 동일하게 이루지곤 하는 이유다.


이들에 대한 처벌이 동일할 때, 우리는 이를 올바른 법의 집행이라거나, 정의가 구현된 것이라 말하지 않는다. 범죄의 동기에 큰 차이가 있는 이유다. 그럼에도 법은 만인에게 동등하게 적용돼야 한다는 이유로, 두 사람에게 동일한 처벌이 이루어지는 것을 우리는 가끔씩 목격한다. 



사면권은 헌법 제79조에 기초한 대통령의 권한이다. 이는 삼권분립에 예외를 두는 것으로서 사법부의 판단을 뒤엎는다. 이 때문에 사면권은 절대왕정 시대의 유물이라는 비판을 받기도 하지만, 꼭 그러한 것만은 아니다. 사면권은 실정법이 획일적인 정의를 추구하기에 나타날 수 있는 문제를 해결하고, 보다 구체적인 정의를 실현하기 위한 장치다. 


사면권은 굶어죽을 것이 걱정돼 단돈 10만원을 훔친 사람과 유흥비가 부족해 10만원을 훔친 사람 둘 모두에게 동일한 처벌이 내려졌을 때, 생계를 이유로 법을 어긴 사람을 적당한 때에 사면함으로서 법의 형평성과 구체적인 정의가 달성될 수 있도록 한다. 하지만 사면권이 이처럼 늘 올바르게 사용되지는 않는다. 사면권의 집행자인 대통령이 기업인이나 측근 등에게 자의적인 사면권을 행사하곤 하는 이유다. 


박근혜 대통령은 취임 후 사면권과 관련해 전임 대통령들과는 사뭇 다른 모습을 보여왔다. 대선 전부터 '지배주주나 경영자에 대한 사면권 집행 제한'을 공약으로 내세웠고, 지난해 최초 실시된 사면권 역시 순수 생계형 범죄에만 적용했다. 획일적 법집행으로 나타난 문제를 해결하고, 보다 구체적인 정의 실현을 위해 존재한다는 사면권의 취지에 적합한 모습이었다. 


하지만 어제, 대통령이 예고한 광복 70주년 특사는 그 의미가 좀 다를 것으로 짐작된다. 그동안 대기업 지배주주와 경영자의 중대 범죄에 대해선 사면권 행사를 제한할 것이라 밝혀온 대통령이 기업인을 사면할 뜻을 내비쳤기 때문이다. 대통령은 이날 "지금 국민들의 삶에 어려움이 많은데 광복 70주년의 의미를 살리고 국가 발전과 국민대통합을 이루기 위해 사면을 실시한 필요가 있다."라고 말했다. 


'국가 발전과 국민대통합을 위한 사면'이라는 말은 곧 기업인, 경제사범에 대한 사면이라는 의미와 다름이 없다. 섣부른 기우일 수도 있지만, 기우가 때로는 현실이 되기도 하는 법. 더구나 대통령의 이날 발언은 지난 9일 30대 그룹 사장단이 기업인 가석방을 요청한 직후 나왔다는 점에서 더 의심스럽다. 



횡령과 배임죄를 저지른 자들을 사면한다면, 대통령의 말과 달리 이는 국가발전과 국민대통합을 더디게 할 것이다. 자신의 시퍼런 탐욕을 충족하기 위해 횡령과 배임으로 기업에 피해를 입힌 이들은 또 한번의 횡령과 배임으로 기업을 위협해 기업 발전, 곧 국가 발전을 방해할 가능성이 높다. 또한 이들이 사면되면 '유전무죄 무전유죄'라는 말 속에서 국민들은 상실감과 위화감을 느끼게 될 것이다. 


이들에 대한 사면은 사면권의 도입 취지에도 어긋날 뿐더러, 법에 따라 다스린다는 법치주의에도 상반된다. 이들에게 사면권이 행사돼야 할 이유가 하등 없는 것이다. 물론 대통령이 오는 70주년 광복절에 기업인들을 사면할지에 대해서는 아직 정해진 것이 없다. 하지만 대통령이 사면권을 일부 기업인들을 위해 사용하는 일은 없어야 한다. 그러라고 부여된 대통령 사면권이 아니다. 


사면권 집행에 앞서 대통령은 자신이 사면권과 관련해 국민에게 약속했던 말들을 돌아볼 필요가 있다.사면권의 취지에 대해서도 다시 한번 고민해야 한다. 제70주년 광복절에 사면권을 행사할 것이라는 대통령, 대통령은 이날 우리 사회의 고위층으로서 그 의무를 저버린 자들을 해방시킬 것인가. 아니면 핍박받고 나약한 자들, 우리 사회에서 보호해야 할 자들을 해방시킬 것인가. 


이 날 이루어질 대통령의 사면권 집행이 광복절의 의미를 퇴색시키지 않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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