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쓴이가 호남사람은 아니지만 오랜만에 호남 분들의 기질인 강정호의 "점잖은 분노 폭팔"로서 미국 전역을 감동시킨 멋진 3점 홈런포의 작렬을 지켜 볼 수 있었다. 5회와 7회 연속으로 알렉스 우두와 짐 존슨 투수의 고의성 짙은 '몸맞는 볼'에 엉덩이와 허리를 강타당한 강정호는 그 흔한 분노의 감정 표출도 자제한 모양새로 점잖게 1루로 덤덤하게 나갔다. 벌써 15개째다. '리조', '가이어'에 이어 3번째로 많은 사구인 것이다. 그런데 15번째 사구에는 강정호가 뒤로 돌아선 채로 분노를 한참 삭이는 점잖음을 드러냈다. 바로 7회에 시작된 사구로 시작해서 강정호의 9호째 3점홈런으로 빅이닝을 창출해낸 멋진 이닝이었다. 자그만치 9득점이나 뽑아낸 집중력으로 다저스 마운드를 초토화 시키고 말았다.
오늘 경기는 왜 매팅리가 무능한 감독인지를 증명해 보인 졸전이었다. 도무지 무슨 생각이나 하고 사는지 의문이 들기도 했다. 아무리 애틀란타에서는 방어율이 2.25에 해당되는 우수한 투수였다 하더라도,7회 짐 존슨 투수에 대한 집착으로서 매팅리의 고집은 너무 어거지였다. 그리 맞아 나가면 바로 투수 교체를 했었어야 했는데, 이기고 있는 경기 흐름에서 교체 타이밍을 놓쳐서 역전패 대패를 자초한 경기였다. 불펜 투수 운용의 미숙함이 아직도 전혀 개선될 조짐을 보이지 않는다. 이에반해 허들감독은 특히 같은 지구내 팀들의 악의적이고 고의적인 몸 맞히는 볼에는 반드시 강력하게 보복 투구를 시키던 종전과 달리, 강정호가 잇달아 '몸맞는 볼'임에도 평정심을 유지해서 피츠버그 투수들로 하여금 적극적인 보복 투구 실시를 결코 유도하지 않았다. 승기를 잃을 수 도 있을 경기 흐름을 자초하는 것을 자제시킨 것을 볼 때, 이날은 지장의 면모도 보였다. 다저스가 월드시리즈 우승을 노릴려면 매팅리 가지고는 힘들것 같다는 전망이 든다. 새로온 프리드먼 사장 이하 , 자이디 단장 등 스탭진들이 새로 불펜 투수들을 트레이드 해오는 과정에서 빠른 볼 투수만을 선호하는 현상은 그리 긍정적이지 못하다. 짐 존슨 투수의 구속은 빨라 보여도 홈 플레이트 보더라인을 따라 파고드는 투구를 못하는 투수들만 뽑아왔으니 캔자스 시티의 무적 3인방 불펜 투수들을 따라잡기는 커녕 흉내도 내기 힘들 것같다.
오히려 피츠버그가 최근 불펜투수로 호아킴 소리아 투수 등을 영입하는 모습이 더 긍정적일 수 밖에 없다. 팀 전체 샐러리캡 운용의 효율성이 그만큼 다저스가 피츠버그보다는 덜 효율적인 것이라는 것을 피츠버그의 다저스전 3연승 스윕으로 입증해 보인 셈이다. 결국 이 3연전 스윕 연승에서도 역시 강정호는 매커친과 함께 최고 수훈 선수로서 재차 각인됐다. 그것도 미국 전역에 생중계되는 방송에서 이제는 전국구 스타로서의 강력한 슬러거의 모습을 미국인들에게 강렬하게 심어준 것이 아니고 그 무엇이란 말인가? 8월초 다소 주춤거렸던 공수주의 나약해진 모습을 탈피한 멋진 모습을 연출했다. 특히 이날의 하이라이트인 두차례 고의성 짙은 몸맞는 볼에도 평정심을 유지하는 '선(善)한 모습'은 결코 강정호 일개인의 모습만은 아니었다.
남도인 분들의 그 오랜 한(恨)서린 자태가 강정호의 피에 녹아 들어간 인고의 세월의 결과물로서의 모습이었다. 그렇다! 이제는 실력으로 축척된 힘으로 보여줄 때가 된 것 아니겠는가? 일본군의 만행으로 수많은 목숨들을 앗아가게한 선조의 무능과 무기력으로 인한 임진왜란 7년간의 초토화된 국토를 끌어 안으며 나라를 재건하려했고, 이어서 1894년 전봉준의 동학 농민 의거로 부패한 조병갑 등, 탐관오리들과 민씨 권세 가문의 부패구조를 타파하려 주도적으로 나선 남도인 분들의 조상들의 의거가 끝내 그후에 이어진 청일전쟁과 일본의 침략으로 빛을 보진 못했다. 그러나 동학농민 운동 정신은 이후 우리 민족의 저항정신의 기초가 됐고 정신적 기둥이 됐다. 그 남도인 분들의 숭고한 그 저항정신은 바로 오늘 날 역시 자랑스런 남도 출신 강정호에 이르러 다른 각도로 빛을 발휘하고 있는 것이다. 함부로 촐삭대지도 않으며, 함부로 나약해지지도 않으며 강건한 기상과 기개로 어떤 불의에도 타협하지 않고 바른 기로서 우리 민족을 이끌어온 그 '의롭고 점잖은 분노의 폭발'이 바로 오늘 강정호의 두차례 불의에 찬 사구에도 의연하고 강렬하게 3점 홈런으로 발현된 것이 아니고 무엇이겠는가?
대한민국 역사에서 특히 전봉준 의거이후 유생들 무리와 관군, 일본군들에 아부하는 무리들 사이에서 형성된 호남분들에 대한 지나친 경멸 잠재의식은 이제 타파돼야 할 것이다! 홍어(?)니 뭐니하며 지역을 가르며 남도분들을 어마무시하게 경멸하고 배타적으로 소외시킨 무지막지한 역사는 이제 종말을 고해야 할 것 아닌가? 그것이야말로 '관념의 허위 의식'에 지나지 않은 것이다. 어찌 어느 특정 지역에 태어났다고 본질적으로 악의 DNA를 부여하고 강요하며 편견에 찬 악의의 가치를 부여하는 것이 과연 합리성과 정당성 그리고 정의로움이 있겠는가?
오늘 강정호의 '의롭고 점잖은 분노'에 찬 ' 3점 홈런 작렬'로 미국전역의 미합중국인들을 감동시킨 멋진 경기를 보고서 이제는 우리 대한민국 사람들이 벗어나야 될 '동굴의 우상'을 재차 확인, 사색해 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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