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유산위원회가 일본 강제징용 시설의 세계문화유산 등재를 승인하자마자 기시다 후미오 일본 외상이‘강제노동’을 부인하는 인터뷰를 했다.
일제는 1941년 노무조정령을 제정한 이래, 강제 동원을 위해 조선총독이 관장하는 총동원연맹을 마을 단위까지 만들었고, 1944년에는 국민징용령을 한국인까지 적용하며 강제 징용을 확대해왔다는 것이 역사에 엄연하게 기록된 사실이다. 이렇게 일제의 강제징용에 끌려간 조선인은 794만 명에 달한다. 1944년 조선총독부가 기록한 당시 조선 인구가 2,512만 명임을 감안할 때, 전체 인구의 32%가 일제 강제징용의 피해자였다. 이러한 범죄를 저지르고서도 현재까지 일본 정부는 강제징용에 대한 사죄는커녕 ‘강제 노동’조차 부정하는 망언을 저지르고 있는 것이다.
기시다 후미오 일본 외상의 ‘강제 노동 부인 망언’은 우리 외무부가 주장하는 것처럼 유네스코에 기록된 영문의 해석 문제가 아니다. 일본이 강제징용시설을 ‘근대산업시설’로 유네스코에 등재하려는 의도가 자국 역사를 과시하기 위한 것인 만큼, 그 시설에서 수많은 희생을 치렀던 우리는 일본이 더 이상 ‘망언’을 할 수 없을 정도로 ‘다른 해석이 불가능한 문구’를 요구했어야 했다.
독일 정부는 지난 2000년 도이치방크, 알리안츠, 폴크스바겐 등 주요 대기업들과 함께 2차 세계대전 당시 강제 징용했던 희생자들을 보상하는 기금을 설치했다. 5조 4천여 억 원 규모의 이 기금의 이름은‘기억, 책임, 그리고 미래’였다. 독일의 사례는 지금 강제노동 자체를 부정하는 일본 정부와 일본 기업들과는 비교가 불가능하다. 일본이 아시아의 주도국으로 발전하지 못하는 이유는 피해국 희생자들에 대한 뻔뻔스러운 태도 때문이라는 사실을 일본 정부와 기업들은 깨달아야 한다.
"망각은 유랑을 지속시키고, 기억은 구원의 열쇠이다." 이 말은 전후 독일정치가들이 과거 청산을 언급할 때 자주 인용되는 문구이다. 기억을 망각하려는 일본은 자국을 넘어 아시아의 유랑을 지속시키고 있다.
다시 한 번 일본 기시다 외상의 망언을 규탄한다!
2015년 7월 7일
국회의원 천정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