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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정배, 한일정상회담을 앞둔 박근혜 대통령에게 바란다

일본의 과거사에 대한 미온적 태도와 군사적 팽창전략에 대한 분명한 우리 입장을 전달해야
등록날짜 [ 0000년00월00일 00시00분 ]
박근혜 정부 출범 3년 만에 처음으로 한일정상회담이 열린다. 한일관계는 양국 수교 이래 최악이라 할 만큼 악화되었다. 한일관계는 김대중 대통령의 한일파트너십 선언으로 새로운 전기를 마련했지만 이명박 박근혜 정부를 거치면서 악화일로를 걸어왔다.

한일관계가 풀리지 않는 가운데 미국은 중국을 견제하려는 동북아 전략에 따라 미일관계 만을 강화시켰고 상대적으로 우리나라는 소외되었다. 한일관계의 악화는 아베 정권의 우경화가 일단의 원인이라는 것이 사실이지만 박근혜 정부의 외교적 무능이 빚은 결과라는 점도 부인할 수 없다.

일본에 대한 단호한 원칙도 필요하지만 적대적 관계의 국가와도 외교가 필요한데 하물며 경제적, 군사적, 외교적으로 밀접할 수밖에 없는 일본과 3년간 일체의 대화를 거부해 온 것은 외교적으로 잘못된 일이었다. 위안부 문제를 포함해 아직 해결되지 않은 난제가 남아 있지만 이제라도 정상회담이 성사된 것을 환영하면서 우리 국민들의 우려를 담아 몇 가지를 요구한다.

첫째, 위안부 문제를 포함해 과거사에 대한 일본 정부의 미온적 입장에 대해서는 단호한 원칙을 밝혀야 한다. 아베 총리는 지난 8월 15일 담화를 통해 식민침략과 과거사에 대해 직접적인 사과는 없이 ‘역대 내각의 입장은 앞으로도 변화가 없을 것’이라고 했다. 박 대통령은 광복 70주년 기념사에서 언어유희에 불과하고 국제여론이 반응도 싸늘했던 아베 총리의 발언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우리 국민정서와는 동떨어진 평가였다. 우리나라에서 열리는 이번 정상회담에서는 이런 일이 재연되지 않아야 할 것이며, 위안부 등 일제강점기에 벌인 만행에 대한 사과와 피해자들에 대한 배상을 분명하게 요구해야 한다.

둘째, 지난 9월 일본 국회를 통과한 신안보법 등 일본의 군사적 팽창정책에 대한 우리의 분명한 입장을 전달해야 한다. 우리나라 뿐 아니라 군국주의 일본의 침략으로 큰 피해를 본 중국을 비롯한 아시아 여러 나라는 일본의 최근 움직임에 크게 우려하고 있다. 이런 계제에 지난 9월 우리 총리는 일본 자위대가 유사시 우리 정부의 허락 없이 한반도에 진출할 수 있다고 발언했고, 일부 전문가들은 이 발언이 청와대와 교감 하에 이루어진 것이라 지적했다. 매우 우려되는 대목이다. 박 대통령은 전문가들의 지적과 국민적 우려를 불식시키기 위해서라도 이 부분에 대해서 보다 분명한 태도를 견지해야 할 것이다.

셋째, 일본의 오판과 도발에 대해서는 분명한 입장과 태도를 보이되 한일관계는 지금보다 더 성숙하고 발전되어야 한다는 인식을 공유해야 한다. 한일관계가 이미 경제적으로나 외교적으로 그리고 문화적으로 떨어질 수없는 관계에 이른 만큼 양국의 공동번영을 위해서, 나아가 동아시아 전체의 평화와 번영을 위해서 한일관계는 지속적으로 성숙하고 도약해야 한다. 한중관계는 한일관계의 대립항이 아니며 한중관계의 발전은 주권국가로서 한반도의 통일을 위한 여건조성을 위해 필요한 선택이라는 사실을 전달해야 할 것이다.

이번 한일 정상회담이 한일관계의 성숙뿐이 아니라 동아시아의 공존과 평화를 위해 전진하는 회담이 되기를 바란다.

2015. 11. 1 국회의원 천정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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