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대통령은 어제 경제장관회의 발언에서 “미래 세대에게 더 이상 죄 짓지 말고 지금이라도 실행을 해야 한다”고 소위 관심 법안에 대한 의장 직권상정을 촉구했다. 이 말 한 마디가 떨어지기 무섭게 새누리당 국회의원들도 소속 의원 전원 명의로 ‘주요 법안 심사기간 지정 촉구 결의문’을 정 의장에게 전달했고, 청와대 대변인은 ‘비정상적인 국회의 정상화 책임이 있다’고 국회의장을 겁박했다.
우리는 대통령에게 묻는다. 국가경제가 절체절명의 총체적 위기상황에 빠진 것이 법률 몇 개가 없었기 때문인가? 국민경제에는 관심도 없고 자나 깨나 오로지 내년 총선에서 이길 궁리만 하며 헌법무시, 법률무시를 일삼는 국가 최고지도자 때문이 아닌가?
그렇게도 경제에 중요한 법안이라면서 야당이 반대하는 이유를 듣고 야당을 설득하는 노력이라도 해보았는가? 청와대에 앉아 국회를 모욕하고 야당 비난만 하고 있는 것이 국가 최고지도자의 정상적인 모습이라고 믿는가?
우리는 대통령이 쟁점법안 통과에는 별 관심이 없다고 확신한다. 진정으로 무언가를 바란다면 상대방을 만나서 달래고 어르고 조르고 하는 것이지 가만히 앉아서 호통만 쳐서는 되는 일이 없다는 것은 초등학생도 아는 것 아닌가.
대통령이 자신의 할 일은 제대로 하지 않으면서 국회와 국회의장을 비정상으로 몰아가는 이유는 경제위기에 대한 책임을 야당에게 떠넘기고, 총선에서 ‘야당심판론’으로 쓰기 위한 얕은 수라는 것이 너무도 뻔히 보인다.
대통령은 부디 이제라도 여왕자리에서 국민의 대통령자리로 내려와 국회와 야당을 설득해보려는 노력부터 시작해야 하지 않는다면, 현재와 미래세대에 대죄를 짓는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