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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두 잠든 새벽 3시에 일어나 몸과 마음을 경건히 한 후 작품을 만듭니다. 그 시간에는 어느 누구도, 심지어 제 남편도 작업실에 들어 올 수 없지요. 사경(司經)을 할 때는 순간의 실수가 며칠 동안 심혈을 기울였던 작품을 마지막 획 하나 잘못 그어 망치기 때문에 한자 한자 집중해서 쓰지 않으면 안 됩니다.” 30년 서예 경력의 정기옥(65, 속리산면 상판리) 씨의 말이다.
정 씨는 90년대 중반부터 전국의 서예대전에서 수십 번의 특선과 입선을 수상하며 현재 서예와 미술관련 전시회의 초대작가로 활동하고 있는 보은의 대표적인 실력파 예술인.
정 씨의 붓과의 본격적인 인연은 35살 이라는 늦은 나이에 시작됐다.
사실 정 씨는 학창시설 특별활동 시간에 서예를 비전공 선생님에게 배우긴 했지만 그나마 배운 것도 졸업과 함께 모두 잊어 버렸다.
결혼을 하고 아이들이 어느 정도 컸을 무렵 정 씨는 보은문화원 서예 강좌를 수강하면서 서예의 열정을 불태우게 됐다.
그는 운영하던 미용실도 비워놓고, 버스를 타고 속리산면에서 보은읍까지 나와 붓글씨를 배웠다.
정 씨는 “그 때는 집으로 들어가는 버스시간 때문에 먹을 갈 시간이 없어 시중에 파는 먹물을 쓰고 싶었지만 강사님이 그러면 마음에서 우러나오는 글씨를 쓸 수 없다며, 1시간 수업에 30분은 애만 태우며 먹만 갈았다”며 당시의 일화를 말해 주었다.
그렇게 어렵게 발을 들여 놓은 지 얼마 되지 않아 1995년 ‘상당여류 휘호전’에서 입상을 하게 되면서, 정 씨의 화려한 수상 경력이 시작된다.
특히, 수많은 상중에서 지난해 열린 제27회 대한민국 미술대전 서예부문에서의 특선은 정 씨뿐만 아니라 보은의 서예인들에게 특별한 의미가 되었다.
대한민국 미술대전은 전국의 내로라하는 작가들이 다 모이는 명실상부한 국내 최대 규모의 종합미술 전시회로 2008년 대전은 그 동안의 관례를 깨고 이루어진 ‘공개심사’에서 보은의 ‘촌 아줌가’가 당당히 입상을 했기 때문이다.
또한, 정 씨는 올해 2009 충북미술대전에서 ‘농가월령가’란 작품으로 우수상을 타는 등 상복이 끈이질 않고 있다. 이번에 출품한 작품은 전시장에 걸리자마자 관심을 보이는 사람들이 많았다는 후문이다.
정 씨는 자신의 꾸준한 작품 활동을 쉼 없는 배움과 가르침에 있다고 말한다.
그는 “지금도 스승님의 글을 보면 감탄을 금치 못한다.”며 “배우고 또 배우는 길만이 최선”이라고 말했다.
그리고 가르침도 또 다른 배움의 시작이라고 오래전부터 생각해 온 그는 보은도서관, 수정초등학교 등에서 서예 강사로도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다.
올해로 65세를 맞이한 정 씨는 붓을 잡는 오른손을 위해 평소 좋아하던 테니스도 포기하고 사소한 집안일은 왼손으로만 할 정도로 평소 자기관리 또한 철저해 식을 줄 모르는 열정을 보여주고 있다.
한편, 정 씨는 이번 가을에 열리는 보은대추축제의 성공을 기원하며 ‘대추골 먹그림회’ 회원들과 함께 축제장에서 전시회를 열 예정.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