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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세곤칼럼>아우슈비츠 수용소 소견(12)

김세곤(호남역사연구원장), X 레이 요법 거세 실험
등록날짜 [ 2016년09월02일 01시22분 ]

아우슈비츠 수용소에서 클라우베르크가 유대인 여성 불임 실험을 하고 있을 때 제3의 방법이 시도되었다. X 레이 요법이 그것이다.  X 레이 요법은 ‘마이너스 인구’ 전문가인 친위대(SS) 지휘관 빅터 브라크(1904-1948)의 작품이었다.
 
브라크는 한때 친위대장 하이인리 힘러(1900-1945)의 운전기사였다. 그는 힘러에게 이런 편지를 보냈다.

유럽의 1천 만 유대인들 중에서 2-3백만 명은 일 할 능력이 있습니다. 노동문제가 야기하는 엄청난 어려움을 고려한다면 2-3백 만 명은 전시 필수인력입니다. 하지만 그들의 생식을 불가능하게 만들어야 실현이 가능해집니다.

브라크는  제1차 세계 대전의 상이군인과 은퇴자 그리고 장애인을 7만 명 이상 학살하여(T-4 작전이라고 완곡하게 부른 집단 학살계획) 나치 정권의 전쟁 상여금과 은퇴연금, 복지비용을 엄청나게 절약시킨 자였다. 이 일로 그는 친위대 상급지휘관이 되었다.

1997년에 제작된 이탈리아 영화 ‘인생은 아름다워’가 2016년에 다시 방영되었다. 이 영화에는 ‘장애인들을 학살하면 장애인 복지비용을 줄일 수 있다’는 대화 장면이 나온다.        


실제로 나치는 1939년 초부터 약 20만 명의 장애인들을 "아리아인의 순수성을 해친다."는 이유로 학살했다. 그 최초의 희생자는 1939년 초에  독일 작센에서 나왔고, 8월부터는 장애인들이 있는 병원이나 기타 의료시설의 의료진들을 동원 장애인들에게 독극물을 주사하거나 가스실로 보냈다. 심지어 아사(餓死)시키는 경우도 있었다. 

이런 사실은 독일 연방문서보관소가 2003년 9월 말에 밝혔는데 문서보관소의 연구원 하랄트 옌너는 "장애인에 대한 학살은 강제수용소에서의 유태인 학살로 이어졌다"며 "아리아인의 혈통을 흐린다는 잘못된 믿음이 낳은 비극"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 2003.10.01.)

 1942년 8월에 호르스트 슈만이 아우슈비츠 수용소에 부임하였다. 그 역시 1939년 10월 초 나치의 T-4 작전에 참가했다. 

슈만은 브라크의 지휘아래 매일 1천명의 남성과 여성에게 X선을 이용한 거세와 불임 실험을 실시했다. 마취도 하지 않았고, 예방 따위는 신경도 쓰지 않았다.

뉘른베르크 재판 때  폴란드의 젊은 남자 유대인은 아래와 같은 충격적인 증언을 했다.   

아우슈비츠 수용소에서 나의 번호는 132,266이었습니다. 나는 20-24세의 유대인 20명중 한 명으로 선택되어 비르케나우 여자 수용소에 보내졌습니다. 우리는 강제로 옷을 벗기고 어떤 장치에 15분간 두어야 했습니다. 그 장치로 우리의 생식기가 뜨거워졌습니다. 나중에 주변 부위들이 새까맣게 변했습니다.

이 처치 이후 우리는 곧바로 일을 하러 가야 했습니다. 며칠 뒤 우리 동료들 대부분의 성기가 곪았고 걷기가 매우 힘들었습니다. 그럼에도 그들은 정신을 잃을 때 까지 일해야 했고, 기절한 사람들은 가스실로 보내졌습니다. ... 2주가 지나자 나치는 아우슈비츠 20번 수술실로 데려가 나의 고환을 제거했습니다. ...

나는 1945년 4월30일에 미국인들에 의해 해방되었습니다. 매우 낙담했고 거세당한 것이 수치스러웠습니다. ...나치 의사 재판 소식을 듣고 뉘른베르크에 증언하러 오는 것이 내 의무라고 생각했습니다. ...
 
나는 내 이름을 어떤 경우에도 공개하지 말기를 법정에 재차 요청합니다. 왜냐하면 내겐 친구들이 많은 데 나의 거세 사실이 부끄럽기 때문입니다. (미셸 시메스 지음· 최고나 옮김, 나쁜 의사들, 책담, 2015, p161-163)
 
한편  자궁암 초기 국면에 관심을 두고 있는 아우슈비츠 수용소 의사장 비르트도 실험을 개시했다. 그의 실험 대상은 10대 여성과 30대 가임  여성이었다.  유대인 수감자로서 산부인과 의사였던 사무엘도 이 실험에 동원되었다.

그런데 아우슈비츠 수용소의 다양한 형태의 생체실험은 어느 하나도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 결국  브라크 휘하의 블랑켄부르크 박사는 남성을 상대로 한 거세 실험의 실패를 인정하였다. 엑스레이는 수술보다 느리고 불안정하다는 점도 실토했다. (라울 힐베르트 저 · 김학이 역, 홀로코스트, 유럽 유대인의 파괴 2, 개마고원, 2008, p 1301-1303)

사진 12-1 아우슈비츠 시설 전체를 알려주는 안내판 


사진 12-2 아우슈비츠에 설치된 철조망과 감시초소 


(연재는 계속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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