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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세곤칼럼>상트페테르부르그 10회

김세곤 (역사칼럼니스트)–에르미타시 박물관, 루벤스 방
등록날짜 [ 2018년10월22일 20시47분 ]

이제 에르미타시 박물관 투어도 막바지이다. 루벤스 방(247번 방)까지 왔다.  현지 가이드는  인생을 가장 멋지게 살다간 화가가 루벤스(1577∽1640)라고 말한다. 반면에 렘브란트(1606∽1669)는 초년엔 화려하다가 말년에 파산까지 당하고 쓸쓸하게 죽은 화가라고 설명한다.

루벤스 그림들을 다시 보니 반갑다. 2016년 11월에 스페인 프라도 미술관에서 ‘삼미신(三美神)’을 본 적이 있으니 구면이다. 1)

사진 1 삼미신 (프라도 미술관에서 구입한 복제 본)

한 쪽 벽에서 여러 그림들을 보았다. 아마도 그리스 로마 신화 같다. 나중에 도록에서 보니 ‘땅과 물의 만남’과 ‘바쿠스’이다.  

사진 2 ‘땅과 물의 만남’(아래 왼편)과 ‘바쿠스’ (아래 오른 편)

1618년에 그린 ‘땅과 물의 만남’은 뿔을 들고 있는 땅의 여신 키벨레와 삼지창을 들고 있는 바다의 신 넵튠(그리스 신화는 포세이돈)이  서로 손을 잡고 있다. 항아리에는 물이 넘쳐흐르고, 두 아이가 헤엄치고 있다. 키벨레 위에는 승리의 여신 빅토리아가 월계관을 들고 있고, 물 아래에는 트리톤이 고동 나팔을 불고 있다.

그런데 이 그림에는 ‘스헬데와 안트베르펜’이라는 부제가 붙어 있다. 당시 루벤스가 활동했던 플랑드르 도시 안트베르펜은 전쟁으로 스헬데 강을 통해 바다로 나가는 항로가 차단당했는데, 땅과 물이 만나듯이 바다로 나가 안트베르펜이 번영하길 기원하고 있다.   

사진 3  땅과 물의 만남 (도록)

다음 그림은 ‘바쿠스(Bacchus)’이다. 바쿠스는 로마 신화의 포도주와 황홀경의 신이다. 이 그림은 ‘부어라 마셔라’이다. 술잔을 든 바쿠스는 여인이 따르는 술을 받고 있고, 그 밑에서 한 아이가 떨어지는 술을  받아 마시고 있다. 바쿠스 오른편에는 한 남자가 병나발을 불고, 아이는 오줌을 싸고 있다.

사진 4 바쿠스 (도록)

이 그림은 1637년에 그린 것인데, 이 시기는 루벤스의 삶이 그야말로 황홀에 빠진 때였다. 1626년에 첫 부인 이사벨라와 사별하고 4년간 홀로 지낸 루벤스는 1630년(그의 나이 53세)에 16세의 헬레나 푸르망과 재혼했다. 그는 아이를 5명이나 낳으면서 브뤼셀 근교의 전원주택에서 풍요롭게 살았다. 이 시기에 그는 아내를 모델로 그림을 여러 장  그렸는데, 1636년부터 1638년까지 그린 ‘삼미신’ 중 금발의 분홍빛 얼굴의 여인 모델이 아내 푸르망이었다. 
 

한편 현지 가이드는 일행을 ‘젊은 여자가 두 손이 묶인 늙은이에게 자신의 젖을 먹이고 있는 그림’ 앞으로 데리고 간다. 제목은 ‘로마인의 자비(Roman Charity)’이고 부제는 시몬과 페로라고 설명한다. 2)   


그림 5. 로마인의 자비

 

노인 시몬(Cimon)은 젊은 여자 페로(Pero)의 아버지다. 시몬은 역모죄로  아사형(餓死刑)을 선고받고 감옥에 갇힌 죄수였다. 아버지를 면회한 페로는 굶어 죽어가는 아버지를 보고 자신의 젖을 물린다. 시몬의 목숨을 구한 딸의 효성에 감동한 간수들과 이 사실을 전해들은 로마법정은 시몬을 석방한다.  



이렇게 루벤스는 감옥 안에서 자신의 젖을 물리며 굶어 죽어가는 아버지를 살리려는 젊은 여인의 헌신적 사랑을 표현해 냈다.

한편 암스테르담 국립박물관에 있는 루벤스의 또 다른 ‘로마인의 자비’는 에르미타시 박물관  보다 훨씬 선정적이다. 두 젖이 다 나온 젊은 여인의 젖 하나를 물고 있는 늙은이의 입은 애무하는 것으로 보일 수 있다.  4) 

그림 6  로마인의 자비 (암스테르담 국립박물관 소장)

1) 삼미신은 비너스를 모시는 세 여신이 정원에서 서로 회동하고 모습을 담은 그림이다. 세 여신은 아글라이아(미),에우프로시네(은총). 탈레이아(풍요)이다. 

2) 「시몬과 페로」는 로마의 사학자 발레리우스 막시무스의   『기억할 만한 공적과 격언들』에 나온다.
 
3) 그림 위 팻말엔 ‘1785 루벤스’라고 적혀 있다. ‘1785’이면 예카테리나 2세 (1729∽1796, 재위 1762∽1796) 재위 중에 수집한 작품이다. 예카테리나 2세는 프랑드르와 네델란드 회화 작품을 많이 구입했는데 특히 루벤스와 렘브란트를 애호했다. (알렉산드라 프레골렌트 지음, 최병진 옮김, 에르미타슈 미술관, 마로니에북스, 2007, p 13-15)
 
4) 에드워드 루시-스미스 지음, 이하림 옮김, 서양미술의 섹슈얼리티,
시공사, 2005,  p 209-2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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