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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은의 세상보기>정월 대보름, 선친 백산선생 回顧

살아 생전 추억 회상해 보는 것...선친의 큰 광영이고 자식으로서 축복된 하루!!
등록날짜 [ 2020년02월08일 18시15분 ]

오늘은 2020년 정월 대보름이다. 필자의 선친 백산선생이 이 땅에 96년전 오신 날이라서 7남매들와 함께 민족의 명절인 설날보다 오늘을 더 부각하기로 했다.

"100년도 못사는 인생!!
100년의 생을 가진거라면 모든게 신이다!!"
라는 말에 공감하면서 글을 이어간다.

시나브로 잠시 눈을 감고 꿈꾸듯 회상해 보면 자식들에겐 과묵하시고 철저하게 엄격하려고 더 그러셨던 모습들이 차창칸으로 풍경이 그려지듯 지나면서 기억이 어제 일같이 새롭다.

지금도 주변에서 선친을 기억하는 일가 친척 분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다정다감하시고 항상 미소를 띄며 어떤 말이든 끝까지 들어주며 용기를 주고  덕담을 곧잘해 주시고 술값을 아끼지 않으셨다고 말한다.

그렇게 정이 많은 분이란걸 자식으로서 나중에야 알게된 게 선친이 늦은 병마아 싸우고 있을 2002년 무렵이었다. 그토록 금연을 하신 분이 어느 날 분개한 마음에서 분연히 담배를 피우시다가 필자를 보고 화들짝 놀라시며 게면쩍게 미소짓던 모습을 지금도 뇌리에서 지울 수가 없다.

무슨 말을 어떻게 할  수도 없었으나 그런 선친의 모습에서 자식에게 말못할 그 얼마만큼의 왜로움이 숨어 있었을까를 지금에서야 감히 생각해 본다. 그렇게 이웃과 일가와 친척들과는 다정다감하신 분께선 항상 집에서는 엄격한 아버지셨다.


특히 성장하면서 조금 삐딱했던 불초자에겐 더 그러하신듯 싶다.

언제나 가슴 한구석에 소주 한 잔 못 받아본 자식의 민망함은 굳이 삼강오륜을 거론하지 않더라도 부자유친에서 자식의 도리를 못함을 이렇게 사후회한다. 작은 설날이라는 정월 대보름에 오신 의미를 어릴적 어머니께선 이웃주민들을 불러 소박한 상차림으로 그렇게 선친의 생신을 매년 축하해 주셨다.

다툼이 없는 삶은 인생이 아니듯 선친께서 약주를 즐기시고 밤늦게 들어오시면 두 분이 가끔 언성이 높아지시던 그러한 모습도 지금은 그 마저도 이젠 그리움으로 남는다.

그러한 애증에서도 어머니는 빈틈이 없으셨다.
하찮은 물건일지라도 누군가 선물꾸러미를 놓고 가면 우리는 온통 그 선물에 집중했고 선친께서 돌아오셔서 항상 먼저 확인하고서야 풀어보고서야 우리들 차지가 되었다.

이게 당시 우리집, 가풍의 한 맥락이었다.
뜸금없는 말이라고 퉁치고 풍선에서 바람빠지는식으로 대수롭지않은 일로 냉소할 수 있다. 그러나 동맥경화와 심근경색같이 큰 병도 실핏줄의 모세혈관의 잘못된 흐름이나 막힘에서 야기된다.

하나를 보면 열을 알듯 가풍이란 그런 것이다. 우리 DNA가 거의 까칠덩어리이다. 그건 대대로 내려오는 대쪽같은 선비정신에서 기인한 것이다. 그러니 자꾸 의견이 갈라치고 파열음이 쉽게난다.

현대사회야 직업에 귀천이 없고 그야말로 황금 만능주의라 돈이면 장땡이다. 하지만, 우리 선조들은 직업을 갖지않는 선비였고 진성골의 양반의 자손이다.
실례로 1900년 초까지만 해도 며느리가 소나기가 내리자 헐레벌떡  뛰어들어왔다. 널어놨던 곡식이 비에 젖어들고 있는데도 조부께서는 태평스럽게 그 모습을 바라만보고 계셨단다.


"아니 아버님, 벼가 비에 젖는데 왜 멍석도 안 겉고 계셔요??"
"선비는  그런걸 하는게 아니란다!!"
단호히 말씀하셨댄다.


임진왜란에 이어 정유재란 그리고 대원군의 쇄국정책으로 마침내 일제강점기와 한국동란이 겹치면서 조선에 평화가 흐르고 아무런 걱정도 없이 살던 선비가 사라지기 시작했다.


그 후손들은 느닷없이 반상이 없어져버리고 항상 살갑게 챙겨주던 하층민 가족과 같은 성씨를 쓰는 가족 아닌 가족이 되어갔다.

일제강점기에서 토지정리, 경작으로 땅을 뺏기고 근대화물결에 이 선비들은 파도처럼 밀려나고 있었다. 입이 많아진 썰물의 파도같은 대가족이 살아가는 고통이란 왜에 의해 나라가 흔들리면서 더 큰 문제를 양산하고만 있었다.

전국민의 6-8%계층이 고작 양반이었는데 이젠 모두가 양반이 되고만 개벽된 세상에서 DNA만 외쳐봐야 아무 소용이 없다.

그래서 후손들은 양반의 굴레에서 억지로 벗겨지고 척박한 땅을 경작하고 산 입에 풀칠이라도 하려고 물레방아간을 돌리게 되고 신 문물에 항복하듯 사회 파장의 수렁텅이에 고스란히 빠져들 수밖에 없었다. 그러다가 허겁지겁 세월에 떠밀려 우리 7남매는 여기까지 오게된 것이다.

불과 400여년 전만하더래도 직계 조부인 사숙제선생은시서화 삼절로 세종대왕과 함께  민초들을 위해 기꺼이 한글 창제를 도왔고 백성들을 위해 '금양잡록', '촌담해이' 등을 편찬했다.

그런 위대한 가문의 혈맥이 이어져 우리는 그 어떤 직업을 갖고 있든 이 피의 흐름으로 시와 글 그리고 그림 등을 예사롭게 마주하지 않는다.

이를 증명이라도 하듯 선친 백산선생께서는 하 젊은 시절 기분 좋을 실 때는 자식들앞에서도 시조를 곧잘 읊조리셨다.

"청산리 벽계수야 수이 감을 자랑마라 일도  창해하면 다시 오기 어려워라...!!"
"태산이 높다하되 하늘아래 뫼이로다. 오르고 또 오르면 못 오를 없건마는..."
지금도 그 모습이 눈에 선하고 아른거린다.

오늘 이 기분으로 살아 생전 추억을 회상해 보는 것도 선친의 큰 광영이고 자식으로서 축복이다. 그래서 가신날보다 오신날을 매년 정성스럽게 기려보고자한다.


그게 필자를 이 세상에 태어나게 해 준 큰 은혜에 대한 조그마한 보답이며 도리로 영원히 이어지는 부자지간의 소통의 출발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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