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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세곤칼럼>길 위의 역사 2부 - 무오사화 86회

김세곤 (칼럼니스트)조정 대신들이 왜인의 횡포에 대하여 논의하다.
등록날짜 [ 2020년04월13일 09시29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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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95년 10월9일에 김일손은 왜인의 횡포에 대하여 아뢰었다. 다음 날인 10월10일에 대신 회의가 열렸다. 윤필상 등이 의논 드렸다.

“신녕현 이속 등은 감사가 국문하여 아뢰게 하되 그 두목들을 가려내어 잡아다 다시 국문하여 중형으로 처벌하고, 추종자 및 처자들도 처벌하여야겠습니다. 다만 지금 국문하지 않았는데, 먼저 처자를 먼 변방으로 옮긴다는 것은 어려울 것 같습니다.


왜인들이 함부로 금령(禁令)을 범한 일, 그중에도 최진강이 아뢴 일 같은 것은 형적도 있으며, 영중에서 장사하고 왜인가에 병기를 맡겨둔 일 등은 모두 곧 변방 장수의 금령이 엄하지 못한 소치입니다.


그러나 소문만을 가지고 억측으로 결정하기는 어려우니, 따로 강단 있고 분명한 조정 관원을 보내어 캐어 조사하여 사실을 확인해서 아뢰게 한 뒤에 다시 의논함이 어떠하리까?"

이에 연산군이 그대로 따랐다.(연산군일기 1495년 10월 10일) 

4개월이 지난 1496년 2월17일에 승지 신수근이 왜인의 어량 쟁탈 일을 아뢰었다. 신수근은 연산군의 처남이다.
 
“전일 김일손이 아뢴 바에 의하면, ‘지난 갑진년에 제포에 있는 왜인이 떼를 지어 금한(禁限)을 넘어서 웅천 성 밑의 소나무를 베어가고 심지어 산지기까지 구타하였으므로, 현감 최진강이 친히 가서 그 왜(倭)의 괴수를 포박하였는데, 왜가 도리어 쫓아와서 제멋대로 포박한 것을 풀어 주었다.’하니, 법을 무시하고 방자하게 군 죄를 다스리지 않아 국가의 위신을 손상시켜서는 안되옵니다.


이에 앞서 왜인이 어량(魚梁)을 쟁탈하였으나 불문에 부쳤는데, 지금 또 다스리지 않으면 문란해져서 버릇이 될 것이니 이후 이와 같은 일이 생긴다면 죄를 용서하지 않겠다는 뜻으로 김율(金硉)을 시켜 대마도주(對馬島主)에게 설유하도록 하소서. (후략)"

연산군은 의정부와 육조에서 의논하라 하였다. 2월23일에 대신들이  의논했다. 대신들의 의견은 분분했다.

윤필상 등이 의논드렸다. 

"왜인들이 성 밑 금산(禁山 나무 베는 것을 금하는 산)의 나무를 베어가고 또 금지하는 사람까지 때렸으니, 그 법을 무시한 죄는 마땅히 다스려야 합니다.

그러나 전일에 어량(魚梁)을 쟁탈하여 간 자를 대마도주에게 유서(諭書)를 내려 죄를 다스리게 하였으나 듣지 않았으니, 지금 비록 다시 유서를 내린다하여도 저들은 여전할 것으로 생각됩니다. 하물며 김율(金硉)의 이번 걸음이 조위(弔慰) 하자는 것인데, 이런 일을 가지고서 새 대마도주에게 타이르는 것은 때가 아닙니다. 지금은 우선 참는 것이 어떠하리까?”

신승선·어세겸·한치형·유순·안침·김심·이극돈·유지·윤효손도 의논드렸다. 

"제포의 왜인이 여러 차례 법을 위반했지만 우리가 법대로 조치하지 않았으니, 당연히 대마도주에게 일러 엄격히 금단하게 해야 합니다.


이와 같은 일로 도주(島主)에게 유서를 보내어 경계하던 전례가 이미 있사오니, 지금 김율편에 유시하는 것이 좋겠습니다.”

이어서 이세좌·권정·신준·조익정·윤민·박건·김수손·김경조·이극규가 의논드렸다. 

"삼포(三浦)의 왜인은 우리 땅에 와서 살고 있으니, 우리 백성과 다름이 없습니다. 국법을 위반한 경우에는 제지하는 권한이 변장(邊將)에게 있사오니, 범법한 왜인도 변장이 잡아다가 깨우쳐서 크게 범했으면 곤장을 때리고 작으면 위엄을 보여서 왜인들이 자연 두려워하게 해야 합니다. 반드시 대마도주의 손을 빌어 제지하려 할 것이 없습니다.


전번에 어량(魚梁)을 쟁탈한 왜인 때문에 관원을 보내어 통유하였으나, 그 왜인을 죄주었다는 말을 듣지 못했습니다. 지금 도주(島主)가 죽고 그 아들이 새로 도주가 되었는데 성질이 경박하고 사납다 하니, 그 자가 만약 능히 제지하지 못한다고 하면, 임금의 명령만 욕되게 하는 것입니다.”

성현·신종호·조숙기도 의견을 올렸다. 

"제포에 사는 왜인이 법을 범한 것을 한결같이 관용만 하고 불문에 부친다면 상습이 되어 장차 교만 방자하게 될 것이므로, 후일의 근심이 크게 염려됩니다.

마땅히 김율로 하여금 조위를 마치고서 도주에게 말하기를, ‘제포의 왜인들이 금지구역 안에 마구 들어와서 공공연히 관가(官家)의 소나무를 베어가고 산지기를 때리며, 심지어는 웅천 현감과 서로 항거하면서 포박된 왜인을 제멋대로 풀어 가지고 갔으니, 그 흉악하고 기탄 없음이 이와 같으면 본디 국법을 엄하게 보여서 그 죄를 다스려야 할 것이나, 이 일이 전 도주 때에 있었으니, 새 도주는 알지 못할 것이고, 또 내가 즉위한 처음이니, 마땅히 관전(寬典)을 베풀어야 하겠기에, 특별히 풀어 주는 것이며, 이후 우리 금령(禁令)을 범하는 자가 있으면, 깊이 다스려 용서하지 않을 것이며, 마땅히 관하(管下)를 단속해서 화호(和好)를 돈독하게 하라.’ 하면 합당할 것 같습니다.”

이러자 연산군은 이세좌와 권정·신준 등의 의견에 따랐다. 새로운 대마도주에게 경고는 안 하기로 한 것이다.   
   

사진 1 창덕궁 세계유산

사진 2 진선문 (인정전 · 희정당으로 가는 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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