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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 기고문> 영광의 아이들에게 필요한 것은?

영광군의회 장기소 의장, '하나의 시설'이 아닌 '실내와 야외를 자유롭게 오갈 수 있는 넓은 공간'의 마련이다
등록날짜 [ 2026년05월12일 10시25분 ]
 
지난 5월 11일 월요일, 영광군 가정행복과 공무원과 학부모 한 분과 함께 정읍시 메이플랜드를 찾았다.

정기휴무일이라 방문객은 거의 없었지만, 오히려 그 덕분에 시설 구석구석을 차분히 둘러볼 수 있었다. 실내 키즈카페 `천사히어로즈'와 야외 복합 놀이공간 `기적의놀이터'를 잇따라 살펴보며, 평소 품어왔던 소신을 다시금 확인했다. 아이들이 진정으로 머물고 싶어 하는 곳은 `잘 갖춰진 시설 하나'가 아니라 `실내와 야외를 자유롭게 오갈 수 있는 넓은 공간 그 자체'라는 점이다. 

실내와 야외를 자유롭게 오갈 수 있는 넓은 공간의 필요성
 
나는 의정활동을 시작한 2007년부터 인구 감소와 청년 유출 문제 해결을 최우선 과제로 삼고, 청년 정착 지원과 출산·양육 지원 확대를 위해 꾸준히 노력해왔다. 그중에서도 특히 힘을 쏟아온 사안이 바로 어린이들이 자유롭게 뛰어놀 수 있는 넓은 공간을 마련하는 일이었다. 좁은 단일 시설 몇 개만으로는 결코 젊은 가족의 발길을 붙들 수 없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 공간은, 어린이를 위한 다양한 시설이 한곳에 어우러질 때 비로소 완성된다. 이번에 둘러본 메이플랜드가 바로 그 사례였다. 약 6만 평 부지에 천사히어로즈 키즈카페, 기적의놀이터, 국민여가캠핑장, 익스트림스포츠시설, 동화마을, 디지털 미디어 아트센터, 수상레저 및 수생태 체험존, 임산물 체험단지 등 어린이와 가족을 위한 시설이 한데 모여 있었다.

아이들은 실내에서 뛰놀다 그대로 잔디밭으로 뛰어나가고, 부모들은 그 모습을 지켜보며 한나절을 머문다. 사람이 모이고 머무는 이유는 결국 `시설'이 아니라 `공간'에 있었다.
 
그렇다면, 합계출산율 7년 연속 전국 1위를 달성한 우리 영광에는 이러한 공간이 존재하는가?

학부모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영광 관내에 유사한 시설과 공간이 없어 아이들과 함께 광주 등 인근 대도시의 키즈카페로 `원정'을 떠난다고 한다. 전국 1위라는 자랑스러운 출산율 뒤에, 정작 그 아이들이 마음껏 뛰어놀 공간 하나 제대로 갖추지 못한 것이 우리의 부끄러운 현실이다. 아이를 가장 많이 낳는 고장이라면, 그 아이들이 가장 행복하게 자랄 수 있는 고장이 되어야 마땅하다.
 
물론 6만 평은 우리 영광이 단번에 따라갈 수 있는 규모가 아니다. 그러나 1만 평, 그것도 어렵다면 최소 5천 평 규모만 확보되어도 의미 있는 공간을 충분히 만들 수 있다.

핵심은 규모 자체가 아니라, 흩어져 있는 어린이 시설들을 한곳에 모아 시너지를 내는 것이다. 실내 놀이시설, 야외 놀이터, 가족 휴식공간, 체험 시설이 한 부지에서 자연스럽게 어우러질 때, 비로소 가족 단위 방문객이 반나절, 하루를 머무는 `체류형 공간'이 된다.
 
우리는 이미 한 차례 비슷한 경험을 했다. 영광군 청년육아나눔터가 그 사례다. 본래 육아 기능을 중심으로 추진되었으나, 복합시설로 지을 경우 국비보조금이 추가 교부된다는 이유로 청년지원 기능까지 얹어 짓게 되었다.

그 결과 정작 육아 기능 하나만 소화하기에도 공간이 비좁아, 육아 기능도 청년 기능도 어느 쪽 하나 충분히 살리지 못하고 있다. 좁은 부지에 여러 기능을 욱여넣었을 때 어떤 일이 벌어지는지, 우리는 이미 똑똑히 확인한 셈이다.
 
같은 실수를 반복해서는 안 된다. 읍내의 좁은 부지에 시설을 욱여넣는 방식에서 벗어나, 다소 외곽으로 나가더라도 충분한 부지를 확보해 어린이 관련 시설을 단계적으로 집약해 나가는 장기적 마스터플랜이 필요하다.

지금 첫 단추를 어떻게 꿰느냐에 따라 5년 뒤·10년 뒤 영광의 모습이 달라진다.
 
9대 영광군의회의 임기도 이제 한 달여밖에 남지 않았다. 2007년부터 한결같이 주장해온 소신을, 마지막까지 다시 한번 군민 여러분과 집행부에 전하고 싶다. 영광의 아이들에게 필요한 것은 `시설 하나'가 아니라 `공간 하나'다.

"영광에 가면 아이와 하루 종일 놀 수 있는 곳이 있더라ˮ는 한마디 입소문이 청년 가족의 발길을 돌릴 수 있도록, 좁은 읍내가 아닌 넓은 들녘 위에 아이들의 웃음이 한데 모이는 그 공간이 영광에 만들어지기를 간절히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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