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간사>통영 극단 벅수골 30년사
통영연극의 르네상스를 위한 새로운 출발에 서서 통영시 문화동 세병관으로 오르는 길가에 돌장승인 '벅수'가 서 있습니다. 마을의 재앙을 막고 평안을 기원하기 위해 세워졌다는 벅수. 비가와도 눈이 와도 그저 그 자리에서 바보처럼 묵묵히 마을을 지켜보는 벅수가 서 있는 곳, 그 일대를 통영사람들은 벅수골이라 지칭해 왔습니다. 1981년 3월 면면히 이어져 온 통영 연극의 맥을 되살려 잇고자 이 마을 이름을 본 따 문화동에 소재지를 두고 패기만만하게 등장한 연극집단이 '극단 벅수골'이었습니다. 벅수처럼 묵묵히 연극예술을 통해 우리 사회의 정신문화의 변혁을 꿈꾸고 희로애락의 세상을 담아내는 연극쟁이들이 사는 마을을 이루고자 했던 마음들이 모였던 것입니다. 이러한 극단 벅수골의 등장은 단순히 연극집단 하나가 새로이 탄생했다는 의미로만 받아들여져서는 안 될 소중한 가치를 지니고 있습니다. 이는 예로부터 면면히 이어져 온 통영사람들의 예술적 기질들의 발현이며, 아름다운 세상을 소망하는 염원들의 소산임이 분명합니다. 국토의 남쪽 끝자락에 위치한 통영에는 예로부터 통영오광대, 남해안별신굿, 승전무 등의 공연예술이 찬란한 통제영 문화와 함께 통영사람들의 삶 속에 고스란히 고락을 함께 해 왔습니다. 이러한 삶을 기반으로 한 전통예술 때문인지 통영에는 일찍부터 동랑 유치진을 주축으로 신극운동이 전개되어 연극의 요람으로서 긍지를 지니게 되었습니다. 그리하여 요람은 놀이터가 되고, 놀이터는 또 무대가 되어 통영의 연극을 키워 왔습니다. 지난시절 통영의 내로라하는 여러 장르의 예술가들이 한번쯤은 몸담고 지나 온 연극 작업들, 열악한 환경에서도 치열히 불태웠던 선배 연극인들의 연극 혼은 또 하나의 탄생을 위해 그렇게 박동을 멈추지 않았든가 봅니다. 오늘 고락의 통영연극사를 반석 삼아 태어난 극단 벅수골 30년사를 재)풍해문화재단 연구총서로 발간하게해 주신 풍해재단 이철성 이사장님을 비롯한 관계자 분들께깊은 감사를 드리지 않을 수 없습니다. 이철성 이사장님은 1969년부터 1975년까지 한결같은 고향 사랑으로 재경통영향우회 회장을 맡아 어려운 시기임에도 불구하고 '통영의 밤'을 개최하여 왔으며, 동랑 선생과의 유대로 연극예술에 대한 사랑을 실천해 오셨던 분임을 잘 알고 있습니다. '극단 벅수골 30년' 발간 역시 그분의 고향사랑과 문화예술에 대한 애정으로 시작되었기에 더없이 고마울 따름입니다. 혹독한 추위를 견뎌 내고서 피어난 매화의 진한 꽃향기가 희망을 전해 옵니다. 자연의 섭리와 역사의 수레바퀴 속에서 30년을 지나 온 고통과 환희는 동전의 양면임을 인식하고 새로운 연극 역사 창출과 미래 통영연극의 르네상스를 위해 발군의 전진을 다짐합니다. 발간에 즈음하여 몸과 마음을 바쳐 통영연극을 이끌어 오셨던 수많은 선배 연극인들의 투혼에 깊은 존경을 드리며, 그 발자취를 기록으로 남겨 주셨던 한하균 선생께 깊이 감사드립니다. 무엇보다도 밤을 새워가며 극단 30년사 저술을 위해 애쓴 박승규 통영극협지부장과 자료의 정리와 편집에 애쓴 제상아 기획팀장에게도 더없는 감사의 말을 전합니다. 2011년 3월 장 창 석(극단 벅수골 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