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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수님의 추천으로 "크리스토퍼레인"의 만들어진 우울증 어떻게 병이되었나를 읽게 되었다.
수줍음이나 불안 같은 평범한 심적 상태를 정신질환으로 정의해내는 신경정신학계와 그저 개인적 상황이나 특성으로 인해 생물학적 원인이 존재한다고 해도 생물학적 치료가 가장 효과적인 것은 아니며 심리학적 접근이 필요하다는 정신분석학계의 싸움에서 결국 불안의 징후를 알약으로 박멸하겠다는 약물치료학계가 성공함으로써 그 이면에 어떤 일들이 일어났는지 추적하는 내용을 다룬 책.
정신의 역동성 대신 뇌물질의 불균형 상태로 모든 증상을 질환으로 규정하려는 신경정신 의학계는 제약회사와 결탁하여 약을 팔기 전 병을 팔아 라는 치밀한 마케팅전략에 우려가 되었다. 일상적인 두려움들의 표현을 하나로 묶어 인구의 일부분을 환자집단으로 몰고 가는 건 문제가 아닐 수 없다. 오히려 과다한 약물 복용으로 해가 될 수 있으며 사람들과 잘 어울리지 못하거나 불안에 시달린다고 해서 이런 감정적 영역까지 질환으로 몰고 가려 하는 건 제약회사의 의료 권력과 자본의 술책이라 여겨진다.
물론 약물치료가 불가피한 정신질환도 있음을 명백히 인정한다. 그러나 심리적 상처나 억압에 따른 특정한 심리표현을 정신질환 범주에 넣어 항우울제를 투여하는건 신경정신 의학계와 제약회사가 공모했다는 여러가지 실태로 보아 약을 팔기위한 술수라는걸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 그 예로 미국의 정신불안장애 협회가 스미스클라인비첨 이라는 제약회사의 은밀한 지원하에 있다는게 밝혀졌고 심지어 평범한 시민 단체인 "두려움으로 부터의 자유" 도 지원을 받아온걸 보면 알 수 가 있다.
평소 수줍음이 많은 나는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정신질환자로 분류될 수 있다는 사실에 기가 막히다. 두려움이나 불안같은 심리적 우울함은 그 원인을 파악해내고 심리적 유대감을 형성해 알약없이 치유함으로써 오히려 인간적 성숙에 이르는 정신적 가치를 가질 수 있다는 걸 내가 확신할 수 있는 건 무심코 재미삼아 들었던 엄마의 옛날 이야기가 지금 정확히 이해되기 때문이다.
내가 왜 신경정신 의학계를 반목하는지 엄마가 들려주신 어떤 여자이야기를 통해 마무리할까한다.
내가 중학교 때인가 아니 최근까지도 우울증과 관련된 이야기가 나오면 엄마는 어릴 적 시골 마을에 사는 공순이라는 여자이야기를 꼭 해주시곤 하셨다. 엄마보다 다섯 살인가 어렸는데 어머니를 일찍 여의고 가난하지만 언니 오빠들과 밝고 힘차게 살았으며 아버지도 근면하셨다고 한다. 막내인 그 여자는 고등학교 때까지도 공부도 잘하고 반장도 했는데 시간이 흘러 보이지 않던 그 여자는 미친 여자가 되어 홀로계신 아버지와 살았다고 한다. 여기서부터 평소 정의롭기 그지없고 탐구심 많은 울 엄마의 열띤 그 여자의 변호가 시작된다. 평소 성실했다던 그 여자는 동네 어른만 보면 욕을 하고 엄마 무덤에서 슬피 울며 늙으신 아버지 밥도 안해주고 저녁놀이 지면 먼 산을 바라본다는 이유로 마을 어른들은 그 여자를 미친년이라고 이름 붙였단다. 우리 외할머니께서도 울 엄마에게 절대가까이 하지 말라고 하셨으니 우리엄마 성품으로 보아 진실규명에 착수하지 않았을 리가 없다.
엄마는 일주일에 한 번씩 그 여자를 만나러 친정에 가셨고 그 여자와 많은 이야기를 해본결과 절대로 미치지 않았음을 확인하셨단다. 엄마에게 만큼은 예전 그대로의 예쁘고 착한 후배였으며 심지어 인생에 대한 성찰도 깊었으므로 엄마는 분명히 있을 그 여자의 상처를 탐문 했으리라 만만치 않은 사회에서 언니 오빠들의 실패로 동생공순이를 챙겨주지 못했고 홀로 남겨진 아버지를 떠나 처음해본 사랑은 아이하나를 만들어 빼앗아 달아나고 소식도 모르게 뿔뿔이 흩어져버린 형제들 처절하고 황폐한 사랑의 상처와 외로움 이게 오직 울 엄마만이 알아낸 그 여자의 기막힌 비밀이었다. 그 여자는 아무에게도 말하지 못했고 그런 여자의 절망을 보고 마을사람들은 그 여자를 강제로 정신병원에 넣고 이름 모를 알약을 먹게되는 지경에 이르렀단다. 극심한 분노와 공포를 딛고 우여곡절 끝에 돌아온 그 여자가 엄마에게 털어놓은 이야기다. 이제부터 울 엄마의 본격적인 활약이 전개된다.
그 여자의 아버지를 찾아가 절대로 다시 정신병원에 보내지 말라고 설득하고 공순이에게 따듯하게 대해주지 않으면 친정에 발을 끊겠다고 외할머니에게 엄포를 놓고 동네사람들을 일일이 설득하고 등등 라면, 샴푸, 화장품, 옷, 음악테이프까지 여러 가지 필수품들을 나르기 시작했단다.
그리고 끝이 기가 막히다. 엄마의 관심과 사랑으로 정신병원에서 숫한 항우울제 투약으로도 어찌 할 수 없었던 그 여자가 너무나도 평온하고 밝게 소생된 것이다. 알약하나 없이도...훗날 또 다른 상처로 그녀가 절망에 빠질지라도 그땐 그랬단다.
이이야기는 울 외할머니께 내가 확인해 낸 확실한 결과이다. 우리엄마는 아마 이이야기를 평생하고 살 거라는 걸 나는 알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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