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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세곤칼럼>길 위의 역사 2부 - 무오사화 12회

김세곤 (칼럼니스트) 유자광, 사초를 가지고 김일손을 축조 심문하다.
등록날짜 [ 2018년10월17일 13시43분 ]

7월12일에 김일손과 허반을 친국한 연산군은 윤필상 등에게 명하여 김일손을 빈청(賓廳)에서 국문하게 하였다.


사진 1 희정당 정문에서  본 빈청(지금은 매점 겸 카페이다)

빈청에서 유자광은  사초(史草)를 가지고 김일손에게 축조(逐條 : 한 조목, 한 조목씩) 심문했다. 김일손은 조목조목 진술하였다. 

"신의 사초(史草)에 기록한 바 ‘황보(皇甫)·김(金)이 죽었다.’ 한 것은 신의 생각에 절개로써 죽었다고 여겼기 때문이며, 소릉(昭陵)의 재궁(梓宮 무덤)을 파서 바닷가에 버린 사실은 조문숙(趙文琡)에게 들었고, 이개·최숙손(崔叔孫)이 서로 이야기한 일과 박팽년 등의 일과 김담(金淡)이 하위지의 집에 가서 위태로운 나라에는 거하지 않는다고 말한 일과, 이윤인(李尹仁)이 박팽년과 더불어 서로 이야기 한 일과, 세조가 그 재주를 애석히 여기어 살리고자 해서 신숙주를 보내어 효유하였으나 모두 듣지 않고 나아가 죽었다는 일은 모두 고 진사(進士) 최맹한(崔孟漢)에게 들었다." 하였다. (1498년 7월12일 5번째 기사)

그러면 김일손의 사초에 기록된 내용을 자세히 살펴보자. 먼저 ‘황보(皇甫)·김(金)이 죽었다’는 것은 ‘황보인과 김종서가 죽었다’는 것인데 이는 1453년 10월10일 수양대군(나중의 세조)이 일으킨 ‘성공한 쿠데타’ 계유정난과 관련이 있다. 1)



수양대군은 10월10일에 김종서(1383~ 1453)의 집을 찾아가 철퇴로 김종서를 쓰러뜨렸다. 북방육진 개척에 공을 세운 대호(大虎) 김종서를 기습공격으로 무너뜨린 수양대군은 곧바로 왕명을 빙자하여 황보인을 비롯한 조정대신들을 궁궐로 불렀다. 그리고 미리 작성한 살생부에 따라 ‘김종서가  황보인 · 정분등과 모의하여 안평대군을 추대하려 한다.’는 명분을 내세우며 영의정 황보인 등을 죽였다.


이 날의 쿠데타가 바로 계유정난이다.
(1453년 10월10일 단종실록에 자세히 실려 있고, 2013년에 개봉된 영화 ‘관상’은 수양대군이 김종서를 죽인 계유정난을 실감나게 보여주고 있다.)
 
그런데 대역모반죄(大逆謀叛罪)를 범한 역적인 황보인과 김종서를 김일손이 ‘절개로서 죽은 인물’로 사초에 적었으니, 유자광이 그냥 넘어갈리 없었다.  

이어서 김일손은 소릉(昭陵)의 재궁(梓宮 무덤)을 파서 바닷가에 버린 사실은 조문숙(趙文琡)에게 들었다고 진술했다. 

소릉은 문종의 비이자 단종의 어머니인 현덕왕후(顯德王后 1418∽1441) 권씨의 능이다. 현덕왕후는 1441년 7월23일에  단종을 낳은 후 하루 만에 산후통으로 별세하여 경기도 안산의 와리산에 묻혔는데 능호를 소릉이라 하였다.

그런데 1457년 6월21일에 단종이 노산군으로 강등되어 강원도 영월로 유배당하자 세조는 현덕왕후 권씨를 폐위하여 서인으로 삼고 소릉을 폐하였다.

『연려실기술』에는 “1457년 가을, 세조가 하룻밤에 꿈을 꾸었는데 현덕왕후가 매우 분노하여, ‘네가 죄 없는 내 자식을 죽였으니, 나도 네 자식을 죽이겠다. 너는 알아두어라.’ 하였다. 세조가 놀라 일어나니, 갑자기 의경세자가 죽었다는 기별이 들려왔다. 이에 분노한 세조는 소릉을 파헤쳐 관곽을  강물에 던졌다.”고 기록되어 있다. 2)

 그런 연유로 세조의 맏아들 의경세자가 죽은 것은 1457년(세조 3년) 9월2일이고, 단종이 죽은 날짜는 1457년 10월24일이다. 의경세자가 단종보다 먼저 사망했으므로 연려실기술은 소위 ‘가짜 뉴스’이다.

사진 2  문종과 현덕왕후 능 배치도 

 그러면 소릉의 무덤을 파서 바닷가에 버린 사실을 김일손에게 전한 조문숙(趙文琡)은 누구인가? 조문숙을 조선왕조실록에서 검색해보니 「성종실록」에 25회 나온다. 눈여겨 볼 일은 1485(성종 16년) 3월 경기 안산군수 시절에 그는 동궁(東宮)의 역사(役事)에 수군(水軍)을 쓰는 것이 마땅하지 아니하다는 밀봉(密封)한 의견서를 성종에게 직접 올렸다. (1485년 3월 7일자 성종실록) 이와 같이 조문숙이 안산군수를 하였으니 안산에 있던 소릉이 파 헤쳐진 것에 대하여 누구보다 잘 알았으리라.  

한편 조문숙은 강직한 선비였다. 1492년 12월 12일에 사헌부 집의(司憲府執義) 조문숙은 이목(李穆, 1471~1498)을 죄주는 일로 유생(儒生)들 의 사기가 꺾일 것을 걱정하며 아뢰었다.
 

"유생은 한갓 옛글만 알므로 옳지 못함이 있음을 보면 마땅히 말하는 것이 이와 같을 것인데, 어찌 깊이 꾸짖을 것이 있겠습니까? 옛사람은 얼굴을 대해 바로 간(諫)하여 임금을 걸(桀)·주(紂) 3)에 비하기 까기 하였는데, 더구나 대신이겠습니까? 국가에서 인재(人才)를 기르는 것은 다른 날에 활용하려고 하는 것인데, 이제 이목을 죄주면 신은 곧은 기운이 꺾어지고 막힐까 두렵습니다." 한 것이다. (성종실록 1492년 12월12일)  

1492년 12월4일에 이목 등 8명은  대비의 뜻에 따라 불교를 숭상하기를 성종에게 청한 윤필상이  ‘간사한 귀신[奸鬼]’이라고 서계(書啓)하자,
성종은 이목 등을 의금부에 가두었다. 4)

이러자 12월5일에 우의정 허종 등이 유생들이 윤필상을 간교한 귀신이라 하였다하여 잡아가두는 것은 불가하다고 아뢰었고, 12월12일에 조문숙도 아뢴 것이다. 결국 이목은 형벌을 받지 않고 공주로 유배 가는 처지가 되었지만 이목이 올곧다는 소문이 온 조정을 뒤덮었다.

 


1) 한편 쿠데타(계유정난)에 성공한 수양대군은 1455년 윤6월에 왕위에 올라 세조가 되었다. 그러나 세조의 집권은 유교 정치이념으로 볼 때 명분과 정통성, 도덕성에 하자가 있었음은 분명하다.(신병주 지음, 조선을 움직인 사건들, 새문사, 2009, p 67)

 김일손은 사초에 세조와 관련한 여러 사항을 기록함으로써 세조 집권의 문제점을 적시하고 있다. 

2) 소릉을 파헤쳐 관곽을 강물에 던진 뒤 세조는 종묘의 현덕왕후 권씨의 신주를 철거했고, 1457년 9월7일에는 고명(誥命 중국에서 왕과 왕비를 승인한다는 문서)과 책보(冊寶 옥책과 금보), 장구(粧具 꾸미고 단장하는 데 쓰는 도구)를 거두었다. (세조실록 1457년 9월 7일)   

옥책(玉冊)은 왕과 왕비의 존호를 올릴 때 송덕문을 옥 조각에 새겨 엮어 맨 책이고, 금보(金寶)는 죽은 임금이나 왕비의 추상존호를 새긴 도장이다.

3) 걸(桀)·주(紂)는  중국 하(夏)나라의 걸왕(桀王)과 은(殷)나라의 주왕(紂王)인데 폭군(暴君)의 대명사이다.  
  

4) 무오사화 희생자 이목(李穆)은 성균관 유생 시절(1492년 12월 이전)에 심한 가뭄이 들자 권신인 윤필상이 정치를 그르친 탓이라고 하면서 “윤필상을 삶아 하늘에 제사를 지내야 비가 내릴 것이다”라는 내용의 상소를 올렸다. 조정의 모든 벼슬아치들이 그 대담함과 기개에 깜짝 놀랐다.



어느 날 윤필상이 길을 가다가 이목과 마주치자, 윤필상이 그를 불러 세웠다.

“그대는 이 늙은이의 고기가 먹고 싶은가?”

이목은 아무 말대꾸도 없이 뒤도 돌아보지 않고 가 버렸다. 윤필상은 울화가 치밀어 더 이상 견딜 수가 없었고  틈만 있으면 이목을 내몰 궁리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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