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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세곤칼럼>부패는 망국의 지름길(7회)

김세곤 (호남역사연구원장, 청렴연수원 청렴강사)정약용, 환곡의 폐단을 통탄하는 시를 짓다.
등록날짜 [ 2019년10월06일 18시28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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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04년 여름에 정약용이 지은 ‘여름에 술을 대하다[夏日對酒]’ 시를 계속 읽어보자. 정약용은 전정 · 군정에 이어 환곡의 문제점을 지적한다.  

 
농가엔 반드시 식량을 비축하여           耕者必蓄食
삼년 농사지으면  일년치 비축하고        三年蓄一年

구년 농사지으면  삼년 치 비축하여       九年蓄三年
검발하여 백성 먹여 살리는 건데          檢發以相天

사창이 한 번 시작된 후로                社倉一濫觴
불쌍히도 수많은 목숨 떠돌이 됐지        萬命哀顚連

검발(檢發)이란 법으로 단속하고 창고에 있는 곡식을 풀어내는 일이다. 사창(社倉)이란 쌀 저장 창고인데 사창이 환곡(還穀)으로 변했다.     


빌려주고 빌리는 건 양쪽이 다 원해야지   債貸須兩願
억지로 강행하면 그건 불편한 거야        强之斯不便

천하 백성이 다 머리 흔들 뿐         率土皆掉頭
군침 흘리는 자는 한 명도 없네.      一夫無流涏

봄철에 좀먹은 것 한 말 받고         春蠱受一斗
가을엔 온전한 쌀 두 말을 갚는데     秋糳二斗全

게다가 좀먹은 쌀값 돈으로 내라니    況以錢代蠱
온전한 쌀 팔아 돈을 바칠 수밖에     豈非賣糳錢

봄에 좀 먹은 쌀 한 말 받고, 가을에는 품질 좋은 쌀 두말을 갚는데 그것도 돈을 내라고 하니 이는 이중삼중  착취이다. 그것도 수령과 아전이 대놓고 하니 어이가 없다.  

남는 이윤은 간교한  관리 살찌워           贏餘肥奸猾
한번 벼슬길에 천경(千頃) 논이 생긴다네.    一宦千頃田

쓰라린 고초는 가난한 백성들에게 돌아가니  楚毒歸圭蓽
긁어가고 벗겨가고 걸핏하면 매질이라       割剝紛箠鞭

큰 가마솥 작은 솥을 모두 다 가져가고      銼鍋旣盡出
자식은 팔려가고 송아지마저 끌려가네.      孥粥犢亦牽

이런 수탈이 어디 있는가? 이게 수령과 아전들이 할 일인가? 이게 나라인가? 


군량미 비축한다 말도 말게나.                 休言備軍儲
그 말은 교묘하게 둘러맞추는 말일 뿐          此語徒諞諓

섣달그믐 임박해서 창고 문 닫아걸고           封庫逼歲除
새봄도 되기 전에 창고 곡식 다 비우니         傾囷在春前

곡식 쌓아둔 기간은 겨우 몇 달뿐이요          庤稸僅數月
일 년 내내 창고 속은 텅텅 비어 있는 꼴이네   通歲常枵然

군량미 조달 할 일 불시에 생기는데            軍興本無時
그때는 탈 없으란 법 있다던가.                何必巧無愆

군량미조차도 환곡으로 둔갑되었으니 참담하다. 수탈을 참다못해 1862년 2월29일에 진주민란이 일어났다. 경상우병사 백낙신이 사복을 채운 것이다. 이를 계기로 삼남지방 70여 고을로  민란이 들불처럼 번졌다.
 
농가 양식 대준다는 말 하지도 말게         休言給農饟
너무도 자애로워 오히려 지나치네.           慈念太勤宣

자녀들이 제각기 살림을 났으면            兒女旣析産
부모도 자녀에게 맡겨 두는  법            父母許自專

헤프거나 아끼거나 각자에게 맡겨야지          靡嗇各任性
죽 먹어라 밥 먹어라 간섭이 웬 말인가.        何得察粥饘

모든 일 부부가 의논해서 결정하지             願從夫婦議
지나친 부모 간섭 원하지 않네.                不願父母憐

상평의  법이 원래 좋았는데                 常平法本美
아무런 까닭 없이 버림당하고 말았네.        無故遭棄捐


상평법은 조선 초기에 물가 조절을 관장하게 하던 법이다.  뒤에 대동법(大同法)으로 바뀌었다. 정조 때에  환곡제를 폐지하고 상평창 제도로 개편하자는 논의가 있었으나 흐지부지 되었다.

두어라 말아라. 술이나  마시자.                已矣且飮酒
백 병 술이 장차 샘물같이 되리라              百壺將如泉

정약용은 술이나 마신다. 속만 상하니 술로 화를 푼다. 1818년 봄에 다산 정약용은 『목민심서』 ‘호전(戶典)6조’, 제3조(환곡의 장부)에서 이렇게 적었다. 

“환곡은 사창(社倉)이 변한 것으로, 춘궁기에 곡식을 빌려줬다가 추수기에 거둬들이는 조적도 아니면서 백성의 뼈를 깎는 병폐가 되었으니, 백성이 죽고 나라가 망하는 일이 바로 눈앞에 닥쳤다.”


사진   다산 정약용 선생 상(像) (경기도 남양주시 다산 정약용 유적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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