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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세곤칼럼>길 위의 역사 2부 - 무오사화 70회

김세곤 (칼럼니스트)충청도사 김일손, 이익과 병폐 26개조를 조목조목 상소하다.
등록날짜 [ 2019년12월09일 13시23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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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김일손이 상소한 이익과 병폐 26가지를 조목조목 살펴보자.

첫째, 상제(喪制)에 관한 일이다. 

 “한 문제(漢 文帝)가 단상(短喪)에 대한 조서를 내린 이래로 역대에 삼년상을 이행한 사람이 거의 없었고, 천 여 년 동안에 오직 진 무제· 위 효문제·송 효종 세 임금뿐이었으니, 이 세 임금은 어찌 전하께서 본받을 바가 아니겠습니까.

오늘날 중국에서도 이행하지 아니하나 우리 조종(祖宗)은 능히 삼년상의 제도를 이행하였으니, 우리 왕조의 가법(家法)이 백왕(百王)보다 훨씬 뛰어났다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지극한 슬픔을 당하여 면복(冕服)으로 즉위한 것은 강왕(康王)의 실수이었습니다. 왕위를 이어받는 날에 비록 신하들의 권함에 이기지 못하여 최복(衰服)을 벗고 면복을 입으셨으나, 전하께서는 필시 더 애통하실 것이니, 효도로써 사방의 백성을 가르치기 위하여서는 최복을 입고 신하에게 임하는 것이 무방하다고 생각됩니다.”

면복(冕服)은 국왕이 제례 때 착용한 제복(祭服)이다. 왕은 종묘(宗廟)· 사직(社稷) 등에 제사하고, 조회(朝會)등에 대례복으로 삼았다. 최복(衰服)은 거친 생마포로 아랫단을 접어서 지은 상복이다. 따라서 최복을 입는 것이 더욱 효성스럽게 보인다. 


“그러나 이 예가 답습되어 온 지 이미 오래였고, 특히 오늘날에만 시행되는 것이 아닙니다.  다만 삼군(三軍)이 희게 입는 것은 의리에 틀리는 것이 아닌데, 지금 군진(軍鎭)에서 초상에 임하지 않고, 음악을 그쳐야 할 때를 당하여 북·나팔 소리가 평상과 같음은 무슨 까닭입니까? (후략)”

김일손은  성종 상을 당하여 군진에서 북 나팔을 부는 등 적절하지 못한 행동에 대하여 꼬집고 있다.

두 번째 사항은 “자주 사면(赦免)하지 말 것이다.”이다.

“제갈공명이 촉나라를 다스릴 때에 사령을 함부로 내리지 않았으니, 제갈공명이 어질지 않은 사람이 아니지만 함부로 간사한 무리에게 혜택을 줄 수 없기 때문입니다.

선왕께서 병환이 계실 때에 신하들이 선왕의 오래 사실 것을 비는 뜻으로 극형의 죄수까지 모두 놓아 주었으니, 사령 전지가 본도에 도착하였을 때는 선왕께서 승하하신 뒤였으니 미칠 수 없음을 알면서도 감히 청하지 못한 것은 명령이 엄하기 때문이었습니다.

올해 민간에 도둑이 많은 까닭도 이 때문이라 아니할 수 없으니, 도둑은 말할 나위도 없거니와 종이 주인의 아내를 간통하고 아우가 형을 구타한 자 또한 면하니, 강상(綱常)에 있어서는 어찌하리까.

신은 원하옵건대, 전하께서 사령을 자주 내리지 마시고 내리더라도 보통 사령에서 용서하지 않는 것만은 제외하시면 양민에게 큰 다행이겠습니다.”

사면은 신중하게 해야 한다.  지금도 참고할 만한 사항이다.



셋째는 “토지 소출의 다과를 참작하여 진상(進上)을 삭감하고 몸소 절약하고 검소할 것”이다.

“신이 보기에는 각 지방에서 진상하는 공물 중에 토산물 아닌 것이 많은데, 관리들은 이를 분별하여 처리하지 못하고 민간에게 강제로 할당시키니 민간은 베[布]·곡식[粟]을 가지고 생산지를 찾아다니면서 곱절이 넘는 값을 주고 사서 바칩니다.

진상할 물건은 언제나 말[斗]로 주고 되로 받고 섬으로 주고 말로 받게 되며, 또한 대소 관리들은 장부에 의거하고 침탈하는 방법이 한 가지가 아니니, 민간이 어찌 곤궁하지 않겠습니까.

의견을 말하는 자들이 국가에서 포루(布縷 베와 실)의 세는 곡물의 세를 공제하여 바치기 때문에 민간의 부담은 맥도(貊道 : 토지 소출의 20분의 1을 내게 하는 아주 가벼운 부세) 보다도 더 가볍다고 합니다.

그러나 이는 장부에 기록된 것 외에 거둬들이는 것이 끝도 없이 많고, 명년에 바칠 것을 금년에 독촉하는 줄을 알지 못하기 때문에 하는 말입니다. 국가에도 벌써부터 저축해 오던 것이 모두 바닥이 드러났는데 민가에 어찌 저축할 것이 있겠습니까.

금년 재정을 국휼(國恤)과 중국 사신의 왕래로 인하여 명목 없는 물품이 모두 관청으로 하여금 준비케 하니, 관청에서는 제대로 준비할 수 없어서 어쩔 수 없이 민간에게 거두고 있습니다.  이것으로 미루어 본다면, 명목 없이 잡다한 과세가 곡물 조세의 10배나 될 것이니, 백성이 어찌 정신을 차리고 숨을 쉴 수 있겠습니까.

신은 원하옵건대, 명년부터 인자하고 너그러운 중앙 관원을 각 지방에 파견시켜서 토산물을 자세히 조사한 다음 공안(貢案)을 작성하게 하소서.”

김일손은 공납(貢納)의 폐해를 상세히 밝힌다. 상소는 이어진다. 

“신은 원하건대, 전하께서 몸소 근검절약하시어 잘 살피고 판단하시어  사방에서 구하기 어려운 물건을 기어코 구하여 바치려고 애쓰지 말도록 하소서. 요즘 사대부들이 제 몸 봉양에 너무 사치스럽고, 토지는 척박하건만 풍속은 문란하며, 백성은 가난한데 조세는 촉급하니, 진실로 불미스러운 일입니다. 그 원인은 위에 있으니, 먼저 전하께서 음식과 의복에 좋아하는 것을 삼가서 백관에게 본을 보이소서.”

김일손은 임금이 솔선하여 근검절약할 것을 건의한다.

사진 1.  청도박물관의 탁영 김일손 유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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