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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세곤칼럼>카프카와 프라하 (6)

김세곤 (역사칼럼니스트) 두 번째 여인, 율리 보리첵
등록날짜 [ 2020년10월11일 14시20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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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18년 10월에 프란츠 카프카(1883∼1924)는 생명에 위협을 느낄 정도로 스페인 독감을 심하게 앓았다. 스페인 독감은 1918년 초에 발생하여 2년 동안에 전 세계에서 2,500-5,000만 명이 죽었다.


코로나 19보다 훨씬 심한 전염병이었다. 키스의 화가 구스타프 클림트(1862∼1918)는 1918년 2월 6일에 오스트리아 빈에서 스페인 독감으로 죽었다. 에곤 실레(1890∼1918)도 10월에 임신 중인 아내가 스페인 독감으로 죽은 지 3일 뒤에 스페인 독감으로 요절했다. 실레의 나이 28세였다. 


1918년 10월 14일에서 11월 18일까지 카프카는 스페인 독감에 시달렸다. 11월 말에 고열이 가라앉은 카프카는 프라하 근교의 쉘레젠으로 휴가를 떠나 1919년 3월 말까지 그곳에 머문다.

카프카는 그곳 슈튀들 기숙사에서 율리 보리첵을 만났다. 그녀는 내성적이고 겸손하며, 조용하고 대단히 감상적인 여성이었는데 프라하에서 작은 옷가게를 경영했다. 율리에게 반한 카프카는 아버지 헤르만 카프카(1852∼1931)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1919년 여름에 그녀와 약혼했다.

그런데 이 약혼이 아버지의 눈에는 대단한 치욕으로 비쳤다. 유대인 부르주아 계급의 규범에서 보면 율리 보리첵의 아버지 직업은 최하층을 의미했다. 보리첵의 아버지는 프라하 근교 유대인 회당의 사무보조원이자 구두 수선공이었다.


헤르만 카프카는 처음에는 아들에게 욕설을 퍼붓다가, 나중에는 서른여섯 살 먹은 아들더러 차라리 사창가에나 가라고 막말을 했다. 
이는 헤르만 카프카의 난폭함이 그대로 드러난 폭언이었다.


헤르만은 푸줏간을 하는 아버지에게서 태어난 최하층 신분의 유대인이었다. 그는 14살에 집을 떠나 떠돌아다니다가 군대를 갔다 온 후에 돈을 벌어 좋은 가문의 아내 율리 뢰비(1856∼1934)을 만났다.
  카프카의 두 번째 여인, 율리 보리첵

카프카의 외증조부는 매우 학식있는 유대교도였다. 자수성가한 아버지는 신분 상승을 인생의 목표였다. 신분 상승은 독일어를 사용하고 프라하 인구의 7%에 해당하는 상류층이 되는 것이었다. 따라서 카프카가 독일어 학교를 간 것도, 법학을 전공한 것도 모두 아버지의 뜻이었다.

세속적 출세 지향적인 아버지의 뜻과 다르게 카프카가 출신성분이 낮은 율리 보리첵과 약혼했으니 아버지는 막말도 불사한 것이다. 아버지의 폭언으로 카프카는 크게 내면의 상처를 받았다.  11월에 그는 「아버지께 드리는 편지 Brief an den Vater」를 썼다.  
 

「아버지께 드리는 편지」는 평생 아버지의 가부장적 억압에 짓눌려 살아온 카프카의 아버지에 대한 정면 대응이었다. 부친의 비합리적이고 막무가내식 마초적 명령에 논리적인 비판을 하고 있다. 

「아버지께 드리는 편지」에는 1886년과 1889년 사이로 추정되는 시기에 카프카가 발코니에서 체험한 사건이 기록되어 있다. 당시 어린 카프카는 밤중에 아버지에게 물을 달라고 칭얼거렸는데, 몇 번의 위협에도 불구하고 그치지 않자 아버지는 그를 속옷 바람으로 발코니로 데려가서는 문을 닫은 채로 얼마 동안 혼자 내버려 두었다는 것이다.


이른바 '발코니 체험'이 회고적 해석의 작업을 거쳐 평생 카프카를 괴롭히는 끔찍한 표상으로 상징화되어 나타난다.
이처럼 헤르만 카프카는 감수성이 예민한 아들을 전혀 이해하려 들지 않았던 독선적이고 다혈질적인 폭군이었다.

이러한 카프카와 아버지의 관계는 『변신』에서는 흉측한 해충이 된 그레고르 잠자에게 사과를 마구 던지는 비정한 아버지로 묘사되었고, 『소송』에서는 피고인과 법정으로, 『성(城)』에서는 거대한 관료 체제와 복종 당하는 마을 주민으로 변주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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