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이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에 대한 구속 영장을 기각했다.

입법부의 일원으로서 사법부의 결정을 존중할 수밖에 없지만 대단히 유감스럽다.

법원의 이번 결정은 재벌에 대한 관용이자, ‘법 앞의 평등’이라는 상식에 어긋나는 결정이다. 새로운 대한민국이 정의롭게 바뀌길 바라는 국민들에게 큰 실망과 좌절을 안겨줬다.

법원의 구속영장 기각으로 삼성과 재벌의 정경유착 범죄에 대한 수사가 결코 흔들리거나 차질을 빚어서는 안 된다.

이 부회장은 이번 국정농단의 조력자이자, 경제농단의 최대 수혜자이다. 그에게는 껌 값에 불과한 뇌물을 주고 삼성의 경영권 승계라는 몇조 내지 몇십조일지 모르는 막대한 이권을 챙겼다.

이 부회장은 권력에 협박당한 피해자는 더더욱 아니다. 삼성의 힘은 이미 오래전에 권력의 부당한 압력에 어쩔 수 없이 굴복해야 하는 상태에서 벗어났다.

이번 범죄의 진짜 피해자는 국민이다. 국민연금 가입자와 그 피부양자는 물론 삼성공화국 체제 아래에서 공정한 기회를 잃은 신규기업, 혁신 중소기업 관계자들이 피해를 입었다.

특검은 잠깐의 어려움에 굴하지 말고 삼성이라는 법이 닿지 않는 성역과 치외법권 지대를 넘어서도록 신발 끈을 다시 조여야 한다.

특검은 법원의 이 부회장 불구속 사유에 대한 면밀한 재검토를 통해 수사보강, 영장 재청구 등 사법정의를 세우기 위한 모든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특검이 정의로운 국민과 역사의 발전을 믿고 삼성을 포함한 재벌 수사를 더욱 용기 있게 나서주실 것을 당부 드린다. 이번 수사를 계기로 ‘유전무죄’의 부끄러운 사법공식이 사라지도록 만들어 달라.

이것이 경제 정의, 공정경쟁, 경제혁신과 성장의 출발이다. 공정한 대한민국, 금수저, 흙수저 따로 없는 차별 없는 대한민국의 출발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