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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세곤칼럼>을사늑약 톺아보기 (11)

김세곤 (역사칼럼니스트)"소란스러운 속에서 이 지경이 되었지만 또한 어찌 좋은 방편이 없겠는가?"
등록날짜 [ 2021년04월04일 21시12분 ]

1905년 11월 23일에 중추원 의장 민종묵 등이 을사늑약을 맺은 대신들을 처벌하라고 상소를 올렸다. (고종실록 1905년 11월 23일 2번째 기사)  


"의정부(議政府)의 관제 가운데 군국(軍國)에 관한 중요한 사안은 중추원(中樞院)에 자문하여 협의한 후에 황상께 상주(上奏)한다는 것이 뚜렷하게 정식(定式)으로 정해져 있습니다.

일전에 정부에서 체결한 조약은 나라에 얼마나 중대한 일입니까? 그런데도 중추원에 자문도 하지 않고 서두르며 혹시라도 체결이 늦어질까 걱정하여 한밤중에 비밀리에 의논해서 이처럼 전에 없던 일을 만든단 말입니까?


그날 회의에 참석한 신하들 역시 대한(大韓)의 신하들인데 어찌하여 갑자기 이런 일을 할 수 있습니까?
귀신과 사람이 다 같이 분노해 하며 나라의 법으로 용서할 수 없으므로 감히 연명 상소를 올리니 폐하께서는 속히 처분을 내려 법문에 적용하여 단안을 내리소서.


본원으로 말하자면 의정부와 밀접한 관계에 있는 자리임에도 불구하고 이와 같은 대의(大議)에 애초에 참여하지 못하였으니 신하의 직분에서 헤아리면 직무를 제대로 수행하지 못한 죄가 있습니다. 그러니 신들을 법부에 넘겨 응당 받아야 할 죄목으로 시행하소서."

이러자 고종이  비답하였다. "정식(定式)으로 말할 수 있으니 경들은 이렇게까지 심하게 혐의를 피하지 말아야 할 것이다." 아울러 전 비서원 승(祕書院 丞) 윤두병이 협상을 한 대신들을 처벌하라고 상소했다.



"외부대신 박제순은 교섭에 신중히 해야 함에도 불구하고 공인(公印)을 재촉해 들여 대뜸 날인하였으니 흉역자입니다. 이 자는 반역을 꾀한 괴수이고 매국(賣國)을 주도했으니 어찌 협박을 받았다는 이유로 용서할 수 있겠습니까? 여타 동의를 표시한 여러 역적들은 감히 그 흉악함을 드러내었으니 그 흉한 몸뚱이는 개나 돼지도 먹지 않을 것입니다. ...

전 참정대신 한규설도 의리를 지킨 것이 다른 사람과 차이가 있기는 하지만 수석 관료로서 의논이 제기되는 초기에 먼저 눌러버리지 못하고 조인할 때에 일에 부닥쳐서 거절하지 못함으로써 나라의 체모가 손상되게 만들었으니, 결국 제대로 지키고 막아 내지 못한 것이 누구의 허물이겠습니까? 빨리 신하들을 법부에 내려 보내어 각각 해당되는 죄목을 적용하여 나라의 법을 펴소서."

이 상소에 고종은 불쾌해하면서, "그대는 여러 상소문에 대한 비답을 보지 않았는가?" 하였다. (고종실록 1905년 11월 23일 3번째 기사) 11월 24일에 고종은 태의원(太醫院)에 입진(入診)하였다. 이 때 태의원 도제조(都提調) 이근명이 아뢰었다.

"신이 지난번에 직접 뵙고 아뢰고 차자(箚子)로 진술하였지만 이번 일은 500년 동안 강토와 삼천리의 백성들을 외국 사람에게 넘겨주게 되었으니 천하 만고에 없었던 일대 사변입니다.

이 일을 주도한 매국 역적들은 나라의 법에서 반드시 처단되어야 합니다. 그런데도 벌을 주지 않을 뿐 아니라 도리어 중임을 맡기니 충성과 반역의 구분이 없어지고 의리가 완전히 없어지게 되었습니다. 원컨대 폐하께서는 빨리 처분을 내려 전형(典刑)을 명백하게 처리하소서."

이에 고종이 말했다. "소란스러운 속에서 이 지경이 되었지만 또한 어찌 좋은 방편이 없겠는가?" (고종실록 1905년 11월 24일 1번째 기사)  이윽고 이날 의정부 참찬(參贊) 이상설이 을사늑약을 맺은 대신들을 처벌하라고 상소하였다. 이상설은 이미  11.18과 19일, 22일에 걸쳐 상소한 바 있었다. 

 
"신의 생각에는 이번에 체결된 조약은 강요에 의해서 맺어진 것이니 이치상 무효로 되어야 마땅하고 회의에서 동의한 여러 흉역들은 나라의 역적이니 법에서 용서할 수 없는데도 지금까지도 성토하는 소리가 잠잠하여 수 일동안 아무 말도 들리지 않습니다.

폐하가 무효를 극력 주장하고 준절히 따지고 엄하게 물리쳐야 하는데, 역시 주벌(誅罰)을 단행하여 빨리 사람들의 마음을 위로하였다는 말은 들리지 않고 도리어 나라를 팔아먹은 역적 두목을 의정 대신의 대리(박제순을 말함)로 임용하여 신으로 하여금 그의 아래 반열에 애써 나가도록 하니, 신은 울분의 피가 가슴에 가득 차고 뜨거운 눈물이 눈가에 넘쳐흘러 정말 당장 죽어버려 모든 것을 잊어버렸으면 합니다.

폐하가 만약 역적을 비호한다면 무엇이 아까워서 신을 그냥 두며, 또 신을 그냥 둔다면 무엇이 두려워 역적을 등용합니까? 아! 장차 황실이 쇠해지고 종묘가 무너질 것이며 조종조(祖宗朝)의 유민(遺民)들이 서로 이끌고 들어가 남의 신하와 종으로 되어버릴 것입니다.

신(臣)도 사람입니다. 어찌 치욕을 머금고 수치를 참으며 천연스럽게 다시 더러운 역적들과 함께 한 관청에 드나들 수 있겠습니까? 신의 마음은 이미 결정되었고 신의 말도 이미 다하였습니다. 이후로 열번 상소문을 올려서라도 벼슬에서 반드시 교체되기를 힘써서 삼가 엄한 처단을 기다릴 뿐이니 폐하는 특별히 가엾게 여겨주기 바랍니다."

이러자 고종이 비답했다. "어찌 이해하지 못하겠는가? 더는 번거롭게 사임하지 마라."(고종실록 1905년 11월 24일 2번 째 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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